연등순서가권력서열?…現·前대통령 여야대표順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19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두 사람은 1988년 5공 청문회 당시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노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게 의원 명패까지 집어던졌던 ‘악연’이 있다. 하지만 불기 2547년 부처님 오신날인 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는 두 사람의 연등이 나란히 걸려 ‘제행무상(諸行無常)’을 실감케 했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 조계사 대웅전 맨 앞줄 VIP 라인에 걸리는 연등의 순서는 당대 권력의 서열을 상징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올해는 노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연등에 이어 민주당 정대철 대표최고위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노당 권영길 대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의 등이 차례로 걸렸다.

지난해에는 김대중 대통령(이하 당시 직함), 전 전 대통령, 이한동 국무총리,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자민련 김종필 총재,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등의 순이었다. 조계사 관계자는 “등을 다는 순서에 특별한 규정은 없고 전현직 대통령, 여당, 야당, 광역단체장, 전직 여야 고위직 등의 순서로 한다”며 “이 경우 보통 등값으로 10만원대의 시주를 하기도 하지만 예우 차원으로 사찰에서 그냥 달아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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