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부터 1년 동안 너희 아빠다. 너희들은 모두 형제간이며, 기쁨도 슬픔도 함께한다. 우리의 인사는 ‘사랑해요’다.”
매년 이런 인사로 1학기를 시작하는 담임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다 보면 처음엔 뜨악하다가도 결국 서로가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린단다.
수업 중 말없이 사라져버리는 일이 잦았지만 결국엔 ‘내 새끼’로 만들고 만 현욱이, 졸업 후 한참 지나 실연의 아픔을 호소해온 효선이…. 교직 생활을 통해 숱하게 만나고 이별한 ‘내 자식들’ 사연이 가슴 찡하게 엮어진다.
병에 시달리면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렸지만 학교 졸업 후 자살로 먼저 떠난 제자를 가슴에 묻기도 하고, 학교에서 버티지 못하다 ‘주먹계’로 진출한 제자의 모습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오늘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에서 희망을 본다. 18년 동안 천직으로 이어온 교직에 행복을 느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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