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쾌활한 대학 4학년 여대생. 오빠가 모는 차에 함께 타 신호를 기다리던 중 만취한 운전자의 차가 돌진했다. 차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가 정신을 차린 오빠는 기절한 채 불길에 휩싸인 동생을 간신히 차에서 꺼낸 뒤 자기 옷으로 불을 껐다.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오빠는 검게 탄 동생을 보며 작별인사를 한다.
“넌 누구보다 좋은 동생이었어. 평생 잊지 않을게. 잘 가.”
그리고 2년 몇 개월. 더 이상 예전의 아름다운 얼굴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는 살아있다. 홈페이지 ‘지선이의 주바라기(ezsun.net)’를 통해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남들과 나누며 우리 사는 세상에 향기와 희망의 꽃씨를 퍼뜨리고 있다.
“지금 제 안에 담겨 있는, 고난이 가져다 준 축복의 보물들을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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