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구에서 발원지까지 한강 물줄기를 따라 달리는 ‘강 따라 물 따라’ 드라이브 투어.멀기는 하나 ‘세계 물의 해’를 맞아
옹달샘 물이 바다로 흘러들기까지 강의 일생을 직접살피며
물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이코투어(생태여행)에 도전해 봄은 어떨지.》
한강 드라이브 투어의 총 거리는 483.6km. 한강 길이(494.44km)와 비슷하다. 거의 전 구간 한강을 보면서 달리는 루트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두 구간. 양평∼충주(105.9km·이하 지도 참조)와 영월∼정선(61.4km)뿐이다. 4WD(사륜 구동)라면 ‘영월→정선’구간은 38번국도의 신동(영월 석항에서 3km)과 정선을 잇는 비포장 길로 가보자. 조양강과 동남천이 만나 동강을 이루는 가수리(정선군)를 경유하는 오지코스이다.
▶옹달샘 물 소리 듣기·한강드리아브 여행 구간별 상세안내도
공식적인 한강 하구는 강화도 동북단의 작은 섬 ‘유도’. 월곶 나루터(인천 강화군)에서 잘 보이나 이곳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민통선 안쪽. 그래서 출발점은 강변의 민통선 검문소로 잡았다. 강화 대교 건너 강화 읍에서 ’강화 경찰서‘ 라고 쓴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마을길(시멘트 포장)로 3.4km 지점이다.
대간첩작전용 철책 너머로 보이는 한강 하구. 강 건너는 북한 땅이다. 호수처럼 잔잔한하구는 바다처럼 넓다. 오직 새들만 분주히 갯벌을 오가며 먹이를 찾는 평화스런 곳이다. 이제 자동차의 거리 측정계를 ‘0’으로 조정하고 출발한다. 목표는 올림픽대로(행주대교 남단). 철책 따라 건설 중인 해안 일주 도로를 따라 언덕 너머 강화 대교 입구(강화도)의 휴게소로 간다. 행주대교는 여기서 48번국도(김포행)로 직행 길.
올림픽대로(행주대교 남단∼강일IC)는 41km 전 구간이 강변이다. 강일IC로 들어서지 말고 교각 아래로 통과, 미사리 카페촌을 지난다. 팔당대교까지 10km(176번 도로) 역시 강변. 다리 건너 6번 국도는 한강을 오른편에 두고 양평까지 이어진다. 팔당호, 남한강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 머리(양수리)를 지나면 강안 따라 건설된 용담대교다. 강상(강上) 드라이브를 즐긴다.
양평에서는 환영 아치 통과 후 삼거리에서 37번국도(여주행)로 갈아탄다. 여주대교 앞에서 만난 남한강을 뒤로 하고 영동고속도로에 올라선다. 주의할 점은 ‘이천’ 방향으로 진입하는 것. 중부 내륙 고속도로(45번) 남여주 분기점(18번 출구)으로 들어서면 종착점 충주까지 직행(통행료 2100원)이다.
충주에서는 시내를 우회, 문경 수안보 방향(3번국도)으로 달리다가 용천 삼거리에서 36번국도(단양 월악산 행)로 갈아탄다. 여기서부터 영월까지 116.6km는 줄곧 한강을 곁에 두고 달리는 환상의 드라이브 구간. 풍경 역시 백미다. 충주호 너른 물이 주변의 산과 어울려 빚어내는 호수 풍경은 물론 수시로 다리를 건너 한강을 좌우에서 감상하는 호사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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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나루(충북 단양군 단성면)에 도착하면, 구담봉 옥순봉이 강상에서 펼치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루 직전의 장회교에 차를 세우고 숲 내음 상큼한 청정 공기를 들이키며 충주호 유람선이 계곡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자. 부지런 떨고 여행길에 오른 보람을 100%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유난히 장대성 봄비가 많았다. 그 덕에 충주호는 물이 만수위 가까이 올라 호반 풍경이 기막히다. 장회나루의 최종호씨(휴게소 대표)는 “여름 홍수기에나 볼 수 있는 수위”라며“물빛이 좋아 유람선 투어를 즐기기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충주호에는 네 개의 유람선 선착장이 있지만 배타기에 가장 편리한 곳은 이 곳 장회나루다.
가장 권할 만한 코스는 여기서 25km 거리의 청풍나루를 왕복하는 코스(1시간반 소요). 오직 물과 산만이 보이는 선상의 풍경은 자연 그 대로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월악산 푸른 숲, 들고 남이 복잡한 강변 골 안의 마을, 그리고 푸른 하늘. 승선료 9000원이 아깝지 않다.
청풍나루 앞에서는 거대한 분수의 물줄기가 솟구친다. 이 배로 그냥 되돌아 올 수도 있지만 배에서 내려 근방의 청풍 문화재 단지(충주호 수몰 지구의 유적과 문화재를 모아 둔 곳)나 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 세트장을 다녀 올 수도 있다. 청풍명월의 고장 단양에서도 이름 난 구담봉과 옥순봉 풍경은 장회 나루로 돌아오는 선상에서 감상한다.
강화 양평 충주 단양=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단양서 검룡소까지’ 한강 드라이브 투어
충주호까지 한강(남한강)은 강폭이 넓고 유속도 느린 도시 풍의 강. 반면 충주호 유입 부인 단양부터 영월까지 남한강은 폭은 넓어도 물살이 빠른 산골 풍의 강이다. 강변은 온통 자갈밭이고 주변에는 험준한 고개도 많다. 산세가 험한 만큼 유속도 빠르고 구비도 많다.
장회나루를 출발해 단양에 도착하면 59번 국도로 갈아타고 영월로 간다. 내내 남한강을 따르지만 험한 고갯길도 있다. 영월은 동강과 서강의 합수 지점. 강 따라 물 따라 한강 드라이브 투어 루트는 두 강 가운데서도 동강을 따라 정선으로 가는 코스를 택한다.
동강부터 검룡소 샘까지 한강 상류는 개천이 실개천, 실개천이 시내, 시냇물이 낙수, 낙수가 샘물로 졸아드는 최상류 구간. 변화무쌍하다 보니 거스르는 코스에서는 강을 느끼기 힘들다. 그러니 이런 한강의 ‘진화’를 알아 두면 한강 드라이브 투어의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아는 만큼 보고, 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즐거운 것이 여행이기 때문.
발원지부터 살펴보자. 검룡소 샘물은 바위를 타고 폭포의 낙수가 되어 시내가 되고 안창죽 마을에서 실개천을 이룬다. 이 물은 35번국도와 만나 개천(골지천)이 되고 정선 아라리의 슬픈 사연이 깃든 여량(정선군)의 아우라지에서 송천과 아우러져 조양강을 이룬다.
그리고 조양강은 가수리에서 동남천과 만나 동강을 이룬다. 이것이 영월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이 되고 남한강은 다시 두물머리(양평)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는 것이다.
아우라지 주변은 좀 어수선하다.
지난여름 태풍에 철교와 철로가 떠내려가 복구공사가 한창이기 때문. 아우라지 여인상까지 실종되고 정선선 꼬마 열차도 운행이 중단돼 찾는 이가 별로 없다.
그런데 가보니 그게 더 매력이다. 한동안 어수선함이 사라진 뒤 모습이. 임계는 42번(동해행) 35번(태백행)국도의 교차로. 여기서 35번국도로 태백을 향해 가다보면 오른 편에 ‘한강 발원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우회전해 개천(골지천)을 따라 비포장도로로 6.8km, 주차장에서 걸어서 1.2km만 오르면 검룡소 샘(검룡소에 관한 기사는 동아 일보 5월 15일자 C18 17면 참고). 강화도 유도에서 발원지까지 총 길이 483.6km의 강 따라 물 따라 한강 드라이브 투어의 종착점이다.
영월정선태백=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 정보
◇충주호 유람선(장회나루)=청풍나루(왕복)행을 탄다. 오전 10시 반부터 매시간 출발(출발 시각이 유동적이니 사전 확인 필수). 청풍 문화재 단지 관람 후 되돌아 온다. 장회나루 휴게소. 043-422-5600
◇맛 집=드라이브 투어 도중 들를 만한 식당. △전주식 콩나물 국밥(양평읍 오빈리)=37번44번국도(횡성 홍천 행)의 갈림길 직전, 유니모 자동차 극장 옆. 031-771-9687△신내 서울해장국(양평군 개군면 공세1리)=양평의 환영 아치 부근 사거리(6번 37번 44번)에서 3km(오른편 ‘신내’출구). 대명콘도 입구. 오전6시∼오후9시. 031-773-8001 △봉진 막국수(여주군 대신면)=이포대교 앞 ‘천서리 막국수 촌’(37번국도). 오전11시∼오후8시반. 031-882-8300 △곤드레 나물밥 집(영월군)=38번국도 석항에서 1.4km 왼편(예미역 전방 300m)의 ‘정원 광장’. 도착 한 시간 전 주문 필수. 033-378-5100. △감자옹심이·콧등치기 국수(정선) ①옥산장(돌과 이야기)=아우라지 강변 여량역 앞 옥산장(숙박 가능). 033-562-0739 ②이모네 식당=정선 읍내 등기소 앞. 오전10시∼오후8시. 033-562-9711 △태백 한정식(태백 시 황지 동)=황지 연못 옆 메르디앙 호텔 뒤편 ‘정원’. 1만원부터. 033-553-6444
●패키지 투어
남한강 뱃길 여행(장회나루∼청풍 문화재 단지)이 포함된 일정(두 가지).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당일(3만9000원)=월악산 국립공원 만수골 들꽃 찾기. △1박2일(14만5000원)=하회마을(안동)∼청량사(봉화)∼소백산 파크 호텔∼부석사·소수서원(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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