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사는 국내 바둑계에서 내로라하는 싸움꾼. 이 7단이 이창호 9단과의 대결 등 수많은 단련 속에서 서서히 노련해지고 있다면 송 4단은 과거 이 7단처럼 황소처럼 돌진하는 거친 파이터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전투력만큼은 뒤지고 싶지 않은 상대끼리 만났으니 초반부터 난전의 연속이었다.
우중앙 패의 대가로 우변 백대마가 잡혀 흑이 20집 이상 앞서 있는 국면. 백은 ○의 치중으로 하변에서 좌변에 걸쳐 있는 거대한 흑대마를 잡으려 한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백은 흑의 안형을 파괴했다. 백의 포위망이 허술해 보이지만 타개도 만만찮은 순간.그러나 공격 잘하는 사람이 타개도 능한 법.
장면도 흑 1이 대마의 연결을 꾀하는 급소 한방이다. 백이 2로 위를 잇자 3으로 때려 패가 났다. 이 패는 ‘가’ ‘나’ 등 자체 팻감이 많은 흑으로선 대환영.
만약 이 7단이 참고도 백 2로 아래를 잇고 버텼으면 어떻게 될까. 흑 3, 백 4에 절대수순에 이어 5로 먹여치는 것이 좋은 수. 이어 9, 11이 음미해볼 만한 수다. 결국 패가 나는데 백으로선 장면도보다 손해가 크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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