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90년 제44회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에 출품해 ‘프레미오 2000’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터너상’을 받았다.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 뉴욕 현대미술관,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개인전이다.
그의 작품은 브론즈, 사암, 대리석, 석판, 유리섬유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서 때로 색깔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독보적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에 오목한 구멍을 깊이 파거나 벽을 움푹 함몰시키고, 구체(球體)의 표면을 코발트 가루로 덮거나 스틸 표면을 이용한 그의 작품들은 낯익은 공간을 전혀 낯설게 창조하는 매력이 있다.
사각의 대리석 한 면에 둥근 홈을 만든 ‘그 산을 기억하라’는 착시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거대한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인 ‘뒤집어진 세상’은 거울같이 매끄러운 은빛 표면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요술을 부린다.
작품에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있는지 궁금증이 생기지만, 정작 작가는 “작업하다 보면 의미가 저절로 생겨난다”며 느끼는 대로 봐줄 것을 주문한다. 02-735-8449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구독
구독 97
구독 45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