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지오그래픽]<3>분주령 들꽃 트레킹

  • 입력 2003년 5월 2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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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자연의 시계. 이 시절 이 맘때면 어김없이 우리 들꽃이 예쁜 꽃을 피운다. 그 꽃보며 걷는 분주령 숲길. 그 끝에는 한강에 샘솟는다. 조성하 기자
꽃은 자연의 시계. 이 시절 이 맘때면 어김없이 우리 들꽃이 예쁜 꽃을 피운다. 그 꽃보며 걷는 분주령 숲길. 그 끝에는 한강에 샘솟는다. 조성하 기자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해’를 맞아 연재 중인 생태 여행 시리즈 ‘강 따라 물 따라’. 한강 낙동강 섬진강의 발원지와 산과 강이 어울려 빚어내는 멋진 풍광 속에서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이코 투어리즘(Ecology Tourism) 시리즈다. 이 취재를 위해 한강과 낙동강, 두 강이 발원하는 백두대간 산줄기의 금대 봉(정선군 태백시 경계)과 주변을 찾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금대봉 정상에서 한강 발원지 검룡소를 찾아 산을 헤미다 우리 들꽃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아름다운 숲길을 찾고야 말았다. 허나 당초 연재 계획(강별로 두 번씩, 총 6회)에는 없었던 터라 분주령 들꽃 핀 숲길을 시리즈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상태. 그러나 피고 짐이 부산한 들꽃은 제 철 아니면 볼 수 없는지라 독자와 약속을 파하는 결례를 무릅쓰고 중간에 끼어 넣기로 했다.》

반도의 남과 북을 잇는 거대한 산줄기 백두대간. 대간을 넘는 수많은 고갯길 가운데 정선과 태백, 두 산골을 잇는 높은 고개는 두문동 재(해발 1268m·이하 괄호 안 숫자는 해발고도)다. 고개를 넘는 도로는 두문동재 터널이 생기면서 퇴역한 옛 38번국도(왕복2차선).

고개 마루에 서니 함백과 매봉, 두 산의 마루 금(능선)으로 이어지는 대간 종주 등반로가 열려 있다.

남쪽은 은대봉 지나 함백산 태백산으로, 북쪽은 금대봉(1418.1m) 거쳐 매봉 산으로 이어진다. 금대봉으로 가는 길. 잘 닦인 임도(비포장)다. 지금은 철쭉 철. 활짝 핀 연분홍 철쭉이 길가를 장식한 가운데 옅은 자주 빛의 붉은 병 꽃이 트레커를 맞는다.

길 옆 풀숲. 앙증맞은 보랏빛 들꽃이 보인다. 제비꽃. 길쭉한 꽃잎의 노란 꽃이 무리 지어 핀 것은 산 괴불주머니다. 돌배나무에도 하얀 꽃이 피었다. 가을 오면 그 자리에 조막만 한 돌배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길 주인은 민들레인 듯 하다. 노랑 민들레가 길가에 지천이다. 산아래 민들레는 벌써 꽃씨 날리는데. 여기가 높기는 높은 모양이다.

15분쯤 걸으면 오른편으로 금대 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보인다. 키작은 관목 숲 그늘 아래서도 예쁜 들꽃은 지천이다. 20분쯤 오르면 정상. 대간의 마루금이 희미하게 보인다. ‘양강 발원 봉‘이라고 쓴 표식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북동으로는 한강이 남동으로는 낙동강이 비롯하여 흐름이라.’ 대간의 마루 금 왼편에 검룡소(한강 발원지), 반대편에 너덜샘(낙동강 발원지)이 있음을 말함이다.

검룡소 가는 길은 분주령을 지난다. 금대봉 아래 두문동재 초원(옛길의 고개 마루)부터는 숲 그늘 짙은 산길이 이어진다. 게다가 앞으로 두 시간의 산행도 거의 내리막인지라 콧노래가 절로난다. ‘고목나무 샘’ 지나 들어선 숲 속. 온통 초록 일색인 숲에서는 노랑꽃 피나물과 미나리아재비, 연보라 빛의 제비꽃과 노랑 서양 민들레가 색의 반란을 일으킨다.

숲길 가에서 만나는 줄딸기 꽃.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산딸기 맺힐 터이다. 땅바닥에는 구슬봉이가 피어있다. 밤하늘 아기별처럼 초롱초롱한 모습이 너무도 예쁘다.

분주령(1080m) 표식은 따로 없다. ‘대덕산 금대봉 생태보전지역’이라는 하얀 표지에 아무러이 씌어 있을 뿐이다. 예서 검룡소 앞 징검다리까지는 임도. 그러나 드나드는 이 별로 없어 절반은 풀에 덮여 오솔길이 되었다.20분쯤 내려가면 드디어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검룡소가 멀지 않음을 암시하는 물소리다.



강원 태백=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 정보

◇들꽃 트레킹 주의 사항

△산길 찾기=‘금대봉→분주령→검룡소’의 숲길은 이정표가 없어 길을 잃을 우려가 있다. 휴대전화는 금대봉∼분주령 구간 만 사용 가능.

△들꽃 보호=숲길은 절대 벗어나지 말자. 디지털 카메라는 접사 기능이 있는 것으 로 준비.

△교통편=검룡소 주차장에는 대중교통편 이 없으니 나갈 때는 편승하거나 택시를 불러 이용. 패키지 투어가 안전하고 편 리하다.

◇찾아가기

△철도=태백선 고한 역.

△손수 운전=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 중앙 고속도로∼남제천IC∼597번 지방 도∼제천∼38번국도∼영월∼석항∼예 미(정원 광장-곤드레나물밥)∼신동∼문 곡∼사북∼고한(강원랜드 카지노)∼두 문동 재(싸리재) 정상. 태백 시내→두문 동재 마루 택시비 1만2000원.

△트레킹 루트 문의=승우여행사(www.sw tour.co.kr) 이종승 사장 02-720-8311

●분주령 들꽃 트레킹 패키지

△당일(1,8일 출발)=3만5000원

△1박2일(6,14,21일 출발)=첫날은 트레킹, 이튿날은 태백 산간 꼬마 열차(추전 승 부 봉화 역)∼부석사∼풍기온천∼청량 리역. 14만5000원. 승우여행사(www.s wtour.co.kr) 02-720-8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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