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이 함초롬히 피어 있는 담박한 초대장이 날아왔다. 보낸 이는 ‘나팔꽃’.
31일과 6월 1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나팔꽃’이 시와 노래, 사는 이야기로 피어난다.
“우리들이 사는 세상이 너무 거대하고 화려하며 빠르잖아요. ‘나팔꽃’은 ‘작게, 낮게, 느리게’를 노래합니다. 30, 40대들이 우리 공연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아이들과 무릎을 나란히 하고 앉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연이기도 해요.”(‘왕나팔’ 김용택 시인)
시인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유종화와 음악인 백창우 김원중 김현성 홍순관 이지상 안치환 등이 속해 있는 시노래모임 ‘나팔꽃’은 우리 시와 노래의 만남을 꿈꾸는 모임.
김용택 시인은 “‘잘 만난’ 시노래 때문에 시가 시집 밖으로 걸어 나오고 노래가 좀 더 깊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작은 생각이 ‘나팔꽃’의 씨앗이 됐지요”라고 말하며 허허 웃었다. “좋은 시 속에 노래가 흐르고 좋은 노래 속에 시가 숨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시노래’에는 자연과의 조화, 천천히 돌아보는 세상과 나, 사람을 따뜻하게 보듬는 마음, 아이들의 웃음소리, 느린 평화와 조촐한 행복이 가득 담겨 있다.
‘나팔꽃 콘서트’는 1999년 9월 첫 무대 이후 소극장을 중심으로 이어져 왔는데 이번 서울 공연은 “나팔꽃이 깊은 울림을 낸다”는 ‘소문’을 들은 정동극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9일 현재 표 예매율이 70%를 넘어섰다.
콘서트는 ‘동요 이어 부르기’로 무대를 연다. 어른과 아이들의 ‘따로따로’를 소재로 한 즉석 뮤지컬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가 펼쳐지며 ‘디디담담’(홍순관 글·백창우 곡), ‘냉이꽃이 피었다’(안도현 글·이수진 곡)를 비롯해 ‘조율’ ‘백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 ‘힘내라 맑은 물’ 등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31일에는 시인 정호승 도종환, 6월 1일에는 시인 김용택 안도현이 출연하며 이야기손님으로 연극인 손숙, 농부이자 철학자인 윤구병이 초대됐다.
공연시간 오후 4시. S석 3만원, A석 2만5000원, 어린이(만 6세∼초등학교 6학년) 1만5000원. 예매는 정동극장(www.chongdong.com) 02-7511-500, 티켓링크 1588-789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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