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는 어린 시절 짧게 끝나버린 첫사랑의 추억을 수채화 처럼 서정적으로 담아낸 단편소설의 백미. 오래 전부터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이제는 어른이 된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 아련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문학작품으로서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소설속에 등장했던 '잔망스럽다' 는 표현은 70년대의 유행어이기도 했다.
'소나기 마을'이 양평군에 조성되는 이유는 소설에 '양평읍'이라는 지명이 나오고 생전에 작가가 후학들과 함께 이곳을 자주 찾았기 때문.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 소년은 저도 모르게 주머니 속 호두알을 만지작거리며, 한 손으로는 수없이 갈꽃을 휘어 꺾고 있었다.' ('소나기' 중)
작가가 재직했던 경희대와 양평군은 6월 2일 자매결연을 하고 '소나기 마을'을 공동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양평군민회관에서는 '겨레의 옹달샘, 황순원 문학세계'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김종회 경희대 교수는 "3년 이상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올해는 아우트라인을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는 일을 하게 된다"며 "다음달부터 3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현장답사와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부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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