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수석 큐레이터는 “경쟁이 치열하고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디자인은 점점 단순함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은 휴식’이라는 컨셉으로 해서 ‘쉽고 편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럽게’를 모토로 내건 뉴욕 디자이너들의 고민을 통해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5명은 ‘세계 인종의 샐러드’ 같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답게 모두 출생국가가 다르다.
터키 출신 아이스 버셀은 가구와 생활용품을 연구하는 작가로 뉴욕 최고 사무용품 가구회사인 허먼밀러사에서 책상과 의자를 주로 디자인하고 있다.
미국출신 더글러스 로이드는 구치, 갭, 입생 로랑 등의 광고를 찍은 광고 디자이너이며 중국에서 태어난 애릭 챈은 뉴욕의 에코 디자인 대표로 일하면서 허먼밀러, 모토로라, 도요타, LG 등에서 만드는 가구와 생활용품을 디자인한다. 이집트 출신 카림 라시드는 사각 쓰레기통을 둥글게 바꾼 가르보 쓰레기 통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 이세이 미야케의 향수병과 스와로브스키의 스탠드를 디자인했다. 한국 출신 헨리 유(한국명 유혁재)는 BMW, 보잉, 삼성 등에서 일하면서 미니멀 가구와 생활용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아이스 버셀과 애릭 챈은 주로 사무용품들을 내 놓았는데, 이동성과 실용성이 두드러진다. 삼각형 사각형으로 만든 테이블은 재질이 가볍고 다양한 용도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독립적 공간을 만들면서도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도록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애릭 챈은 칫솔과 빗 등 생활용품들을 많이 내놓았는데 손에 쥐거나 쓰기 쉽게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는 “내게 학습된 동양적 사고가 사람과 물건의 따뜻한 만남을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 출신 헨리 유는 흑백톤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한 의자들을 내 놓았다. 얼핏 보면 차가운 느낌이지만, 앉으면 안락하고 편안하다. 캐림 래시드는 사각 테이블을 아령처럼 만드는 등 기존 사물이 지닌 기능을 비틀거나 뒤집음으로써 신선한 감각을 뽐낸다. 전시된 작품들 중에서 가장 화사한 느낌을 준다. 02-737-765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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