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요]육아체험기 '눈 이렇게…' 펴낸 유애로씨

  • 입력 2003년 6월 3일 16시 33분


코멘트
아파트앞 야산으로 산책나온 유애로씨, 작은딸 소담이, 토끼 까미. 유씨는 아이들이 그리고 쓰고 만든 ‘작품’을 모아 책을 냈다.
아파트앞 야산으로 산책나온 유애로씨, 작은딸 소담이, 토끼 까미. 유씨는 아이들이 그리고 쓰고 만든 ‘작품’을 모아 책을 냈다.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유애로씨(48·서울 금천구 독산동)가 육아체험기 ‘눈 이렇게 뜨지 않을 게요’(느림보)를 펴냈다. 단순한 체험기가 아니라 두 딸이 0세부터 11세까지 그리고 만들고 쓴 것들을 모으고 시기마다 자신의 생생한 육아기록을 충실하게 곁들인 작품집이다. 작품들은 아이들의 그림이나 작품사진, 편지 일기 등 글로 이뤄져 있으며 두 아이의 성장과정이 조형놀이와 글쓰기에 그대로 녹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록도 생생하거니와 아이들의 작품을 그대로 간직한 정성이 놀랍다.

“나의 형제자매가 일곱이나 되니 부모님께서 나의 어린시절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을 챙겨주시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거리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나 하루에도 몇개씩 ‘작품’을 만들어 내지 않는가.

“자칫 방치해 두면 쓰레기가 된다. 그래서 정리가 중요하다. 또 아이의 감수성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엄마의 관심이다. 아이가 집에 오면서 주어온 꽃잎 하나라도 간직하면 보물이 되지만 엄마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이도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과 조형놀이와 글쓰기를 많이 했는데….

“재능이 없더라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 표현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면서 성취감과 만족을 느낀다. 어떤 엄마나 아이가 손으로 뭔가 끼적거리려고 하면 연필을 쥐어주지 않는가. 미술이 아니라 놀이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어렸을 때 입었던 옷을 잘라 인형옷을 함께 만들고 과일을 깎다가 눈 코 입을 만들어 보여주고 떡을 빚으며 갖가지 모형을 만들어보고. 또 기회 있을 때마다 편지를 주고받고….”

―특별한 육아법은….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게 했다. 서울에 살지만 안양천변이라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좋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 아이들이 개구리밥을 뜨러 다녔을 정도로 시골풍경이 남아있다. 집안에서도 얼룩토끼 ‘까미’와 섬달팽이 ‘풍달이와 풍순이’를 기르고 커튼 대신 담쟁이덩굴을 드리우고 전국 각지의 돌멩이를 전시해 놓았다. 아이들도 자연을 즐기는 법을 안다. 공부만 강조하다보면 아이들의 개성이 묻혀버린다.”

―큰딸 단아(18 · 고등 3학년)와 작은딸 소담이(11·초등 5학년)가 어떻게 달랐나?

“단아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다. 소담이는 사물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을 언어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데 기쁨을 느꼈다. 만 5세에 똑같이 유치원에 입학했는데 단아가 손 근육을 활용해 조형놀이를 많이 한데 비해 소담이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방아깨비’를 보고 ‘풀밭에 가니 풀이 뛰어다닌다’고 한 것은 소담이의 표현이다.”

―아이들의 꿈은….

“단아는 어릴 때 동물을 좋아해 야생동물조련사를 꿈꾸더니 요즘엔 조형예술가가 되겠다며 대학입시를 준비 중이다. 소담이는 글쓰기와 그림을 모두 좋아해 어린이책 작가가 꿈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