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에는 5년간 각자의 길 속에 얻게된 내면적 성숙이 묻어난다. 권선국의 거친 창법은 절제됐고, 곽창선의 부드러운 창법은 씩씩해졌다. 타이틀곡 ‘사랑했을 뿐인데’는 감성짙은 팝발라드. 영화 ‘이도공간’의 주요 장면들로 구성된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끈다. ‘사랑의 늪’은 ‘녹색지대’의 전형적인 록 발라드다. 곽창선이 곡을 쓰고 권선국이 노래말을 붙인 ‘너에게’는 이들의 재결합을 자축하는 의미가 깃들어있다.
‘고마워 나를 택한 건 네게 너무 감사해/항상 너와 함께 한단 건 내겐 행운이야/한때는 힘이 들어 방황도 했었지만/넌 나에게 희망을 줬지’(‘너에게’ 중에서)
이들은 헤어져 있는 5년 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1994∼1998년 3장의 앨범을 내면서 ‘사랑을 할거야’ ‘준비없는 이별’ ‘끝없는 사랑’ 등 히트곡을 남겼다. 그러나 1998년 솔로로 데뷔한 권선국은 3장의 음반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곽창선과 새 멤버가 낸 2장의 음반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밤무대 등을 돌며 활동했지만 노래를 제대로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다.
“따로 활동하면서 곽창선은 권선국이 있기 때문에, 권선국은 곽창선이 있기 때문에 빛이 났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이혼했던 부부가 재결합할 때 이런 기분일까요? 서로를 더 존중하고 아껴주게 됐습니다.”(곽승찬)
“전에 함께 활동할 땐 성격 차이로 많이 다투기도 했어요. 창선이는 날보고 ‘무모하다’고, 나는 창선이에게 ‘소심하다’고 했죠. 그런데 창선이를 후배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니까 서로 부딪칠 일이 없어졌어요. 히딩크식 축구와 마찬가지에요.”(권선국)
‘녹색지대’는 6∼7월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 뒤 7월말쯤 전국 순회 콘서트를 마련한다. 이들은 “당시 여고생이던 팬들이 이제는 대부분 시집갈 나이”라며 “과거의 인기를 다시 찾겠다기 보다 좋은 음악을 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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