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구간은 육군 비룡부대 관할의 서부전선으로 이 부대는 남방한계선 후방의 방책선 일부(300m)를 지난달 처음 답사객에게 공개했다.
지난 15일 오후 찾은 비룡부대 예하 고랑포부대. 방책선 철책 30m 후방의 승전전망대에는 ‘DMZ 철책선 걷기 체험’에 참가한 경기 고양시 일산 지역의 초등학생과 학부모 85명(주부답사동호회 ‘세발자전거’ 모집)이 관측장교로부터 DMZ와 철책선 너머 북한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어 이들은 DMZ 순찰 및 경계 임무를 맡은 민정경찰(부대원)의 호위 아래 방책선에서 후방으로 30m쯤 떨어진 보급로를 따라 철책선 걷기 체험에 들어갔다. 한 방책선 초소와 소초 구간(50m)에서는 철책선 경계병이 경계를 설 때 이용하는 방책선 2m 후방의 ‘도보 순찰로’를 따라 걸었다. DMZ 바로 앞이다. 비록 짧은 체험이지만 지난 50년간 공식적으로는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치 않았던 DMZ 철책인지라 참가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DMZ 철책선 걷기 체험’프로그램
한미 우호증진 행사단체인 ㈜국제문화써비스클럽이 군부대와 협의해 개발했다. 체험 투어는 경기 파주시 연천군 지역의 안보 체험 전문인 인터내셔널관광(서울영업소)이 대행한다. 대행 단체를 둔 것은 답사 지역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민통선과 군부대여서 사전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
체험 답사(하루 일정)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진행된다(오전 9시반∼오후 5시반). 코스는 전쟁기념관(서울 용산) 관람 후 ‘자유로∼임진각∼장파리(연천군)∼민통선 통과∼임진강 적벽∼1·21침투로∼승전전망대(북한 관찰)∼DMZ 방책선 따라 걷기∼경순왕릉’. 학생에게는 DMZ와 최전방 부대를, 실향민에게는 북한 땅을 가까이에서 직접 본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DMZ 철책선 걷기 체험’ 코스
취재를 위해 실제와 똑같은 코스로 답사를 했다. 첫 방문지는 민통선 검문소가 있는 ‘리비교’(연천군). 임진강을 가로 지르는 이 다리는 서부전선에서 DMZ로 통하는 몇 개 안되는 다리 가운데 하나인 중요한 통로다. 답사 차량에 민정경찰이 동승했다. 이들은 답사가 끝날 때까지 3시간 내내 동행했다.
리비교 위에서 바라다 본 임진강. 검문소 쪽 강안을 보니 온통 붉은 바위 절벽이다. ‘임진강 적벽’이라는 주상절리(육각형의 돌기둥으로 이뤄진 절벽)지형이다. 다리를 건너서부터는 비포장도로다. 길가 곳곳에 ‘지뢰’라고 빨간 글씨로 쓴 삼각형의 경고판이 붙어 있다.
민통선 지역의 첫 답사지는 ‘1·21침투로’.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입한 북한군 124군 부대원 31명이 철책선을 뚫고 잠입한 현장이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뚫린 철조망과 경계초소(당시는 미군 관할)가 있고 마네킹으로 만든 북한군이 서 있다.
그 다음이 고랑포부대의 철책선 걷기. 걷기 체험 후에는 700m 거리의 경순왕릉을 찾는다. 경순왕은 신라의 마지막 왕(56대)으로 국운이 다한 신라 왕조를 고려의 왕건에게 넘겨준 이. 김부는 왕건의 딸(낙랑공주)과 결혼하고 고려 땅에서 숨져 여기 묻혔다. 1000년 왕조 신라의 왕릉 가운데 경주 밖에 있는 유일한 왕릉이다.
●참가하기
개인, 단체 모두 가능. 사전 신원 파악을 위해 이틀 전까지만 신청을 받는다. 점심 및 전용차량의 동행 가이드를 포함해 3만5000원(학생 3만3000원). 02-749-0255∼6
서부전선고랑포부대=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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