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1893∼1983)와 올해 여든 살인 추상화가 안토니 타피에스(1923∼)의 작품들이 7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쥴리아나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것. 이 전시회는 2003년 ‘한국에서의 스페인의 해’를 맞아 주한 스페인대사관 후원으로 열리는 행사다.
전시 작품들은 회화, 조각, 판화 등 22점. 미로의 대형 판화작품 ‘고추를 든 광녀’(232×122cm)와 타피에스의 판화작품 ‘열린 책장’(DIPTIC·200×200cm)이 눈에 띈다. 또 미로의 조각 ‘머리와 새’, 회화 ‘그림 8’, 판화 ‘날개 잃은 천사’를 비롯해 하드보드 위에 손수건을 매단 타피에스의 ‘검은 점과 손수건’, 종이 페인팅 ‘밤색 바탕 위의 종이’, 판화 ‘수직 글자’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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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현실에는 없는 생생하고 영롱한 색깔의 환상을 작품에 그대로 옮겼으며, 타피에스는 ‘활기찬 색조, 혼란스러운 시(詩), 불안한 형식, 몽환적 투시법, 신비한 공간의 깊이’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두 작가는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서로 깊은 친교를 맺었으며 서로의 실력을 인정했다. 특히 타피에스는 색채와 기호, 회화의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는 데 있어 미로의 간결한 표현기법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오랜 질병에 시달렸으며 미로는 투병 이후 자연과 시골풍경을 그리는 데 전념했다. 판화에 흥미를 가진 것이나 책 출판에 자주 참여한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전시회장에서는 미로의 거리 퍼포먼스, 타피에스의 작업 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상영된다. 02-514-4266
‘한국에서의 스페인의 해’를 맞아 이번 전시회 외에 파블로 피카소 판화전(7월· 중구 호암아트홀), 스페인 도자기 전시회(9월·경기 이천시 도자기엑스포장), 에두아르도 우르쿨로 작품전(10월, 인사동 선갤러리), 한국-스페인 포럼(11월), 스페인과 한국 소설가들의 만남(11월), 미야레스 작품전(12월, 서초동 예술의전당), 가우디 모형 전시회(내년 1월, 예술의전당) 등 다양한 행사도 잇따라 마련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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