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경은 후지산 버금가는 비경
낮 최고 24.8도, 아침 최저 16.6도(월평균 20.2도). 홋카이도(삿포로)의 7월은 이렇다. 남쪽 하코다테는 더 시원하다. 평균 19.3도. 아침 해는 오전 3시 56분에, 저녁 해는 오후 7시 18분에 진다. 일조시간이 무려 14시간22분. 이런 기온과 일조량은 차가운 해류와 고위도( 북위 41도21분∼45도33분)에서 온다.
홋카이도의 아침. 매일 깜짝 놀라 눈을 뜬다. 해가 중천에 뜬 것처럼 방안이 훤하다. 시계는 네 시 아니면 다섯 시. 일출이 3시56분임을 알지 못하면 이런 해프닝은 당연지사.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반응은 하나같다. ‘거기 여름에 골프 치기 딱 이다. 그치?’
하코다테 공항. 5분쯤 가니 유노카와 온천, 10분쯤 더 가니 바닷가의 산자락이다. 바다를 향한 느릿한 경사의 구릉 지대는 온통 채소밭. 구릉 위 시골 도로로 산중턱에 오른다. 쭉쭉 빵빵 삼나무로 뒤덮인 숲가. 구릉 아래로는 바다가 보인다. 삼나무 숲과 바다의 조화가 아름다운 시 사이드(Seaside) 컨트리클럽이다.
1번 홀.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때문일까. 온통 초록 세상이다. 셔츠를 벗어 짜면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듯 하다. 페어웨이 모습이 대강 파악될 즈음. 초록 숲 너머로 파란 동해가 보인다. 그 바다로 날리는 통쾌한 샷. 시 사이드에서 바다를 만나는 홀은 세 개(1,12,17번)다.
하코다테는 분위기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하다. 항구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부두와 언덕 길, 로멘덴샤(路面電車), 그리고 수시로 도시를 뒤덮는 안개와 바닷바람까지도 닮았다. 일본 최초의 국제 무역항(1854년)이라는 역사를 보여주는 19세기말∼20세기초 유럽 건축물, 샌프란시스코 명소인 피어 서티 나인(Pier 39)처럼 낡은 벽돌 창고를 개조한 부두의 쇼핑가와 레스토랑인 아카렌가 소고군(倉庫群)까지도.
● 러시아 정교회등 ‘일본속의 유럽’
그래서 ‘일본 속의 유럽’ 홋카이도에서도 진수는 하코다테다. 그 모습은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모토마치(元町)에 남아 있다. 아름다운 종탑과 종소리로 ‘딩동 템플’이라 불리는 팰리스토스 러시아 정교회, 고딕 양식의 모토마치 천주교회, 성요하네 교회, 메이지(明治)시대 일본인 기술로 지은 서양식 건물 구 공회당 등등….
모든 것은 1858년 나가사키 요코하마와 함께 국제 무역항이 되면서 등장한다. 당시 일본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서구 열강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네덜란드. 이들은 앞을 다투어 하코다테에 영사관을 설치하고 선교사를 파견하며 서양 문물을 팔고 원자재를 수입해갔다. 모토마치는 당시 서양인 거주지역. 이후 하코다테는 번창해 한 때(1935년)는 도쿄 이북 최대 도시(15만명)가 된다.
하코다테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하코다테의 야경. ‘일본의 보존해야할 풍경 100선’중 후지 산 다음 2위로 선정된 비경이다. 한밤 도시의 불빛으로 드러나는 모래시계처럼 잘록한 해안지형은 독특하다. 비경을 또 하나 든다면 산파레스(Sun Palace)호텔의 온천 탕에서 감상하는 도야 호수다. 하코다테에서 기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있다.
홋카이도(일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이국적인 풍광의 홋카이도. 면적은 한반도의 84%, 주민 수는 12%에 불과한데 총면적의 10%가 자연공원(총 23개)으로 살맛나는 곳이다. 7월이면 보랏빛 라벤다(꽃)가 온 산과 들을 뒤덮고 푸른 초원에는 점박이 젖소의 게으른 울음소리 청아한 유럽풍의 경관이 펼쳐진다. 푹푹 찌는 폭염과 끈끈한 습기로 불쾌지수가 치솟는 짜증나는 여름. 건조한 봄가을 날씨의 홋카이도가 피서의 대안이자 비방이 아닐지.
● 홋카이도의 일곱 가지 맛
라멘(라면), 게, 아이스크림, 스시, 우니·이쿠라돈, 징기스칸, 에키 벤. 홋카이도 여행길에 이 다섯 가지를 맛보지 않았다면, 글쎄. 이 중에서도 라멘 게 아이스크림은 필수다. 이나마도 먹어보지 않았다면 홋카이도 여행은 무효다.
①라멘=라면 천국 일본에서도 ‘미소 라멘’만큼은 삿포로가 본고장. 여기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코다테는 소금으로 간을 한 시요 라멘의 고향. ‘삿포로 라멘 골목’은 필수 여행 코스다. 삿포로 시내의 유흥가인 스스키노에 있다. 줄이 길게 늘어선 식당을 찾자.
②게=홋카이도에는 ‘가니 쇼군’등 게 요리 전문점이 많다. 그러나 ‘싸게 배불리 실컷’ 먹고 싶으면 ‘에비카니갓센’(えびカた合戰) 삿포로 본점(현지 전화 011-210-0411)을 찾자. 90분 간 술(맥주 청주 와인)과 게(털게 러시아 대게 홍게), 스시, 튀김을 원 없이 마시고 먹을 수 있는 노미호다이(飮み放題·5000엔)가 좋을 듯. 삿포로 시 추오쿠(中央區) 미나미욘조(南4조) 니시고초메(西5丁目)의 F-45빌딩 12층에 있다. 영업은 오후 4시∼자정. 게를 사려면 신 치도세 공항(수산물 매장)을 이용한다.
③아이스크림=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의 맛은 우유의 신선도가 좌우한다. 넓은 초지에 건조한 기후의 홋카이도는 낙농업 천국으로 신선한 우유가 지천인 곳. 홋카이도 초콜릿이 유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7∼10월 보랏빛 라벤다 꽃으로 뒤덮이는 후라노에는 라벤다 향이 담긴 아이스크림도 있다.
④기타 별미=북방 어장에서 잡히는 풍부한 해산물로 신선한 해물 요리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별미는 성게 알과 연어 알을 밥 위에 올려 비벼먹는 우니·이쿠라 돈과 스시(생선 초밥). 징기스칸(양고기를 구워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은 삿포로 맥주 공장의 ‘비어 가든’에서 노미호다이로 맛보면 좋다. 삿포로 생맥주까지 실컷 마신다. 각 지역 특산물로 장만하는 에키벤(열차 도시락)은 일본의 명물. 홋카이도는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가 듬뿍 담긴 것이 특징인데 17가지 다양한 에키벤이 노선별로 몇 개씩 판매되니 기차 여행 중 맛보자.
● JR 홋카이도 레일 패스(HRP)
일본의 철도 요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외국인(단기 체재 관광 목적 입국으로 제한)에게만 판매하는 ‘JR 홋카이도 레일 패스’는 무척 저렴하다. 이 패스는 홋카이도 JR열차(특급열차 보통차 자유석)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탑승권. 지정석도 무료 로 제공한다. 이 패스로 남한 보다 더 큰 홋카이도를 두루 여행해 보자. 가격(성인)은 △3일권 1만4000엔(1등석인 그린 열차용은 2만엔) △5일권 1만9800엔 △7일권 2만3750엔.어린이는 반액. 자유여행사(www.freedom.co.kr)에서 판매 중. 02-3455-0004. 신 치도세 공항 역에서도 판매·
일본 홋카이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 정보
◇항공 △홋카이도=인천↔삿포로 대한항공 직항편 운항. ◇문의처=①북동북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www.kitatohoku3ken-hokkaido.or.kr)=02-771-6191,2 ②일본국제관광진흥회 서울사무소(www.jnto.go.jp)=02-732-7525,6
●올여름 홋카이도 패키지
하코다테는 남쪽에 치우쳐 홋카이도 여행길에 들르기 쉽지 않은 곳. 그래서 아시아나항공은 올여름 이곳에 직항 전세기를 띄운다. 이 전세기 패키지(골프·관광)는 자유여행사(www.freedom.co.kr)에서 판매 중. 골프 패키지는 20만원 추가 시 홋카이도 최고인 ‘오누마 프린스’가 포함된다. 일정 및 가격은 표 참조
7월 출발하는 홋카이도 전세기 투어 패키지 | |||||
일정 | 즐길 거리 | 출발 | 가격(원) | ||
골프 | 5일 | 골프 4R | 유노카와온천호텔,털게요리,가이세키요리,도야호수, 쇼와 신잔(활화산) 관광 | 19일 | 159만 |
4일 | 골프 3R | 16일 | 129만 | ||
관광 | 5일 | 하코다테 노보리베쓰 온천 삿포로 오타루 도야 호수 | 19일 | 109만 | |
4일 | 하코다테 노보리베쓰 온천 도야호수 | 16일 | 99만9000 | ||
※판매처=자유여행사(02-3455-0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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