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에 유리한 여성직종]'틈새 전문직' 노려라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28분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커리어 우먼들은 여성 취업지망생들에게 결혼과 육아에 따른 휴직과 재취업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직종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왼쪽부터 로레알의 재무담당 이승주 차장, LG CNS IT기획팀의 김희경 부장, JW메리어트호텔 프런트데스크의 심원희 매니저. 이훈구기자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커리어 우먼들은 여성 취업지망생들에게 결혼과 육아에 따른 휴직과 재취업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직종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왼쪽부터 로레알의 재무담당 이승주 차장, LG CNS IT기획팀의 김희경 부장, JW메리어트호텔 프런트데스크의 심원희 매니저. 이훈구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JW메리어트호텔 로비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프런트데스크의 심원희 매니저(51)는 특 1급 호텔을 두루 거치며 프런트데스크를 지켜온 이 업종의 베테랑이다.

심 매니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 서울 로얄호텔에 처음 입사, 3년간 프런트데스크로 일한 뒤 결혼해 6년간 아이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 후 81년에 신라호텔에 다시 입사한 뒤 여러 특급 호텔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아왔다.

심 매니저는 “재취업을 하려고 할 때는 과거의 직급이나 연봉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사회 초년병이 될 수 있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www.recruit.co.kr)의 이정주 대표는 “결혼 후 가정생활을 하다가 다시 취업하는데 유리한 여성의 직장이나 직종은 일반적으로 젊은 대졸 여성들이 선호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직종들을 추천했다.

▽외국기업 회계업무=수입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의 재무담당 이승주 차장(36)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할 때 ‘회계’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러나 대학졸업 직후 취직한 네덜란드계 외국기업에서 맡겨진 일은 회계였다. 단순한 출납업무부터 시작한 이 차장은 점점 복잡한 재무업무 등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직장을 3번 옮긴 끝에 현재의 직장에서 각 부서의 예산을 총괄하는 재무담당 업무를 맡았다.

이 차장은 “외국기업 회계 담당자의 최대 장점은 회사를 쉽게 옮길 수 있고 결혼 등으로 공백기가 있더라도 재취업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기업체 홍보직=홍보대행사인 커뮤니크의 신명 대표(35)는 91년 쉐라톤워커힐에 입사해 세일즈 업무를 맡다가 1994년 하얏트호텔로 옮겨 홍보업무를 배웠다. 2001년에 하반기에 육아문제로 1년간 일을 쉬었으며 지난해 말 홍보업계 동료들과 함께 작은 홍보대행사를 차렸다.

신 대표는 “튼튼한 인맥과 노하우를 쌓아두면 결혼 등으로 잠시 일을 쉬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전공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근면성, 원만한 대인관계가 있으면 시도해볼 만하다.

▽정보기술(IT) 전문가=“여자에게 일이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말하는 LG CNS의 IT기획팀 김희경 부장(37)은 첫 직장에서 정보기술 업무를 맡았던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김 부장은 성신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89년 LG CNS 연구소에 입사한 뒤 LG전자 콜센터 시스템 개발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성사시키며 잔뼈가 굵은 커리어우먼.

“여성일수록 사무직보다는 전문직업을 가져야 직장과 가정을 함께 꾸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밖의 직종들=그래픽디자이너도 재취업에 좋은 직종 가운데 하나다. 감각과 능력만 인정받으면 언제든지 재취업이 가능하다. 미술 관련 전공자가 유리하지만 사설학원에서도 컴퓨터 그래픽을 배울 수 있으며 큰 학원들은 직장을 소개해준다.

패션업체 백화점 등에서 상품 진열 등을 맡는 ‘디스플레이어’도 여성들에게 좋은 전문직 가운데 하나. 규모가 작은 패션업체라도 디스플레이 담당자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재취업이 쉽다. 대학에서 인테리어나 건축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에게 유리한 직종.

만화영화의 그림을 그리는 애니메이터도 재취업에 유리한 대표적 직종 가운데 하나. 현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만화영화사가 70여곳 이상 있으며 만화영화학원 등에서 교육을 받은 뒤 취업할 수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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