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수시로 받는 질문이다.
나이에 비해 횟수가 너무 많아 건강을 해치지 않을지 걱정이 돼 물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중년 또는 중년 이후의 남성들은 자신의 ‘서비스’가 미흡하지는 않은 것인지 궁금 반 걱정 반으로 물어온다.
옛날 사람들처럼 모두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에는 연령만 들이대면 자동적으로 해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지금은 천태만상의 직업을 비롯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므로 연령에 따라 일률적으로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의하면 한국 남성의 매월 성관계 횟수는 40대의 경우 1∼4회 54.6%, 5∼8회 34.8%, 9회 이상 17%이었고 50대는 1∼4회 59.9%, 5∼8회 21.1%, 1회 미만 14.5%이었다.
60대는 1∼4회 69.7%, 1회 미만 25.3%, 5∼8회 5.1%로 세계 평균치보다 많이 떨어진다.
외국잡지를 마구 번역 발췌한 내용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 사랑에 대한 정설을 주장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지역에 따라 성문화가 다르며 개인마다 체질과 건강, 환경, 배우자의 사정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갖는 성관계 횟수가 세계 평균보다는 떨어지지만 자신의 성관계 횟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여성)은 40대 20.2%(10.5%), 50대 26.3%(15.1%), 60대 20.2%(10.9%)로 세계 평균치 40대 27.4%(16.1%), 50대 28.1%(15.0%), 60대 28.1%(14.2%) 보다 남녀 모두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 횟수가 성적 만족도의 절대 평가기준이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관계는 부부가 함께 나누는 것이므로 서로가 불만이 없는 수준이면 적절한 것이다. 옆집 철이네 부부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비교 방정식은 정말 곤란하다는 얘기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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