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변장한 호박 녹차 더위사냥 나섰다

  • 입력 2003년 7월 10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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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여름철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달래줄 간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을 꼽는다. 하지만 1년 365일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기성품’에 싫증이 났다면 작은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들어 보자. 우유와 달걀, 유화 안정제 등을 넣고 거품을 내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의 제조 절차는 까다로운 대신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셔벗의 제조법과 아이스크림과 궁합이 잘 맞는 술, 리큐르를 곁들여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쉽게 만드는 한식 셔벗▼

셔벗은 텁텁한 맛이 없어 상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특히 한식 식단에서 자주 사용되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면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 대접하기에도 좋다. ‘푸드&컬처 코리아’의 김미회 팀장은 “단호박, 녹차, 오미자, 생강이 셔벗으로 만들었을 때 선명한 색과 정갈한 맛을 내기에 좋다”고 추천했다. 단호박 셔벗은 호박을 얼려서 씹어 먹는 것처럼 달콤한 맛이 특징. 생강 셔벗은 생강의 사각사각한 맛이 그대로 씹히지만 매운 맛이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만들기 간편한 오미자와 녹차 셔벗은 각각 오미자차와 녹차를 얼려 먹는 맛.

셔벗을 만들 때는 완성물이 한데 섞여서 꽁꽁 얼지 않도록 3시간 정도 얼린 뒤 꺼내 포크로 긁어 입자를 부서뜨린 다음에 다시 3시간 이상 얼려야 한다. (이하 레서피에서 ‘3-3 얼리기’로 표현) 냉동고에 부착된 정육면체 틀에 부어 얼려도 편리하다.

셔벗의 단맛은 설탕시럽으로 낸다. 설탕시럽은 물과 설탕을 1 대 1 분량으로 섞은 뒤 강한 불에 올려 끓인 다음 차가운 곳에서 식혀 만든다.

<도움말 및 스타일링=‘푸드&컬처 코리아’ 푸드스타일링팅 김미회 팀장, 김귀주>

●단호박 셔벗

○1 단호박 1개를 적당하게 잘라 씨를 뺀다.

○2 호박을 물 5컵이 들어있는 냄비에 넣은 뒤 적게는 호박 무게의 5분의 1, 많게는 2분의 1 분량까지의 설탕을 넣고 삶는다.

○3 삶은 호박의 껍질을 벗겨 내고 체에 간 다음 여기에 설탕시럽을 부어 잘 섞는다. 냉장고에 넣어 식힌다.

○4 ‘3-3 얼리기’, 즉 3시간 얼린 뒤 입자를 부서뜨려 다시 3시간 얼린다.

○5 미니 단호박을 그릇으로 쓸 수 있도록 윗부분을 자른 뒤 속을 긁어낸다. 냄비에 물 3컵을 붓고 미니 단호박을 넣어 살짝 찐 뒤 꺼내 식힌다.

●생강 셔벗

○1 보통 크기의 생강 한 쪽 가운데 3분의 1을 잘라 물 5컵을 넣은 냄비에 넣어 약 10분간 끓인다. 식힌 생강물에 설탕 시럽 1컵과 레몬즙 2작은술을 넣는다.

○2 나머지 3분의 2 분량의 생강을 곱게 다진 뒤 작은 냄비에 넣고 황설탕 2큰술, 물 2큰술을 넣어 잠깐 졸인다.

○3 1, 2의 완성물을 섞는다. 당도는 설탕시럽으로 조절한다.

식힌 뒤 ‘3-3 얼리기’.

●오미자 셔벗

○1 바싹 말린 오미자 2분의 1컵 분량을 흐르는 물에 헹군다. 오미자는 반드시 국산을 써야 빨간색이 잘 우러난다.

○2 차가운 물 5컵에 씻은 오미자를 담근 뒤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 우린다.

○3 완성물 2를 깨끗한 거즈에 거른 뒤 여기에 설탕시럽 1컵, 꿀 3큰술, 소금 1작은술을 넣어 섞어 냉동실에서 ‘3-3 얼리기’.

●녹차 셔벗

○1 뜨거운 물 3컵에 녹차 티백 3개를 넣어 15분 정도 우린다. 떫은 맛을 좋아하면 15분 이상,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면 10분 이내로 우릴 것.

○2 완성물 1에 설탕시럽 3큰술을 넣어 식힌 뒤 ‘3-3 얼리기’.

○3 대나무로 만든 그릇에 넣어 테이블에 내놓으면 젠 스타일의 디저트가 된다.

▼리큐르 곁들인 아이스크림▼

르네상스서울호텔의 마이클 망간 총조리장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맛과 향의 리큐르(Liqueur)를 곁들이면 매우 감미로운 후식이 된다”고 설명했다. 리큐르는 과일이나 식물의 씨앗이 원료인 증류주에 각종 향료를 첨가해 만드는 달콤하고 독한 술. 백화점 또는 주류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보통 알코올 농도가 15도 이상이며 당분이 10%이상 함유돼 있다.

아이스크림과 리큐르를 함께 먹는 방법은 두 가지. 리큐르를 한 잔 잽싸게 들이킨 뒤 곧바로 아이스크림을 떠 넣어 혓바닥에 전해지는 알코올과 아이스크림의 뜨겁고, 차가운 자극을 번갈아 만끽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아이스크림 위에 술을 끼얹어 함께 떠 먹는 것.

적당한 리큐르의 양은 보통 아이스크림 3스쿱에 작은 위스키 한 잔 정도(30mL)다.

<도움말 및 스타일링=마이클 망간 르네상스서울호텔 총조리장, 강완식 부총조리장>

●헤이즐넛 아이스크림+ 너티 프란젤리코

헤이즐넛, 마카데미아 등 견과류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에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되는 헤이즐넛으로 만들어지는 리큐르, 너티 프란젤리코가 적당하다. 생크림과 캐러멜 시럽, 땅콩 조각 등을 곁들여 서빙한다.

●초콜릿 아이스크림+베일리즈

초콜릿 아이스크림에는 아이리시 위스키와 아일랜드산 크림으로 만든 아이리시베일리즈가 달콤하고 깊은 맛을 더해준다.

아몬드 머랭 쿠키 등 과자로 장식하면 배를 채우기에도 좋은

간식이다.

●체리 아이스크림+체리 브랜디

체리의 상큼함이 좋다면 아이스크림과 리큐르를 같은 맛으로 통일한다. 초콜릿 맛 케이크 또는 브라우니를 아이스크림과 번갈아 층층으로 쌓은 뒤 담아내면 두세 명이 먹기에 좋은 간식이 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아마레토:

이탈리아 사론노 지방에서 생산되는 리큐르인 아마레토를 화이트 초콜릿 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곁들이면 우유 크림의 부드러운 맛이 강해진다. 다소 텁텁한 맛이므로 샐러드나 생선 요리를 먹은 뒤에 좋다. 아이스크림은 황도 등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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