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의 인상보기 희망읽기]착실한 평발 사랑에 쉽게 ‘풍덩’

  • 입력 2003년 7월 10일 17시 18분


건강하고 인상학적으로도 좋은 발은 뼈 위에 살이 적당하게 붙어있으면서 발가락 사이가 뚝뚝 떨어져 있다.
건강하고 인상학적으로도 좋은 발은 뼈 위에 살이 적당하게 붙어있으면서 발가락 사이가 뚝뚝 떨어져 있다.
노출의 계절 여름의 전형적 노출 부위는 발이다. 올 여름엔 특히 발 노출이 심한 디자인의 스트랩 구두가 유행이다. 여름용 양말을 챙겨 신던 남자들마저 요즘은 구두 속 맨발차림이 자주 눈에 띈다.

족상이 수상이고 수상이 관상이며 관상이 심상이라는 말이 있다. 발 속에도 심장이 있고 얼굴이 있으며 운명이 있다. 발바닥의 두께나 파인 홈의 모양, 발가락 길이나 두께, 발의 모양이나 피부빛깔 등등에서 그 사람의 정신세계가 보이고 건강상태가 드러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공학의 걸작이요 예술작품”이라 명했던 발은 26개의 뼈와 114개의 인대, 20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진 심오한 기관이다. 인간의 모든 기관이 그렇겠지만 발 역시 거칠고 충격적인 운동이나 무리하게 사용되는 것을 싫어한다. 무시해서 함부로 대하면 노후에 고생하게 된다. 발을 잘 못 다루면 심장마비에 버금가는 질병을 얻고 명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발은 모든 내장기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를 잘 만난 아기들은 서둘러 걸음마 연습을 하지 않고 신발도 일찍 신지 않는다. 발에 나쁘기 때문이다.

좋은 발은 음양의 조화가 맞는 발로 뼈 위에 살이 적당하게 붙어 있다. 너무 말라서 뼈가 드러나도, 너무 살이 많아 투실투실해도 좋지 않다. 발등이 두껍고 높은 사람은 일과 사랑에 성공하는, 운기가 강한 사람이다. 발등이 낮고 얇은 사람은 사교에 능하고 예술적 감성이 발달되어 있다. 볼이 넓으면 투박하고 강해 보이지만 의외로 유순하고 마음이 부드럽다. 볼이 좁은 칼발은 지적이지만 낭비벽이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발의 피부빛깔이 갈색이면 자기 힘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돈을 벌어야할 사람이며 피부가 희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된다.

평발인 경우는 성실하고 착실히 저축하는 형이다. 이성에 관심이 없는 듯하여도 알고 보면 쉽게 빠지는 형이다. 평발은 많이 걷지 못하는데, 그만큼 몸을 쓰는 지구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반대로 발바닥의 홈이 깊은 노루발은 남에게 지기 싫어하며 질투심이 강하다. 운동성이 강한 만큼 변심도 잘한다. 엄지 등 발가락에 굳은살이 박인 사람은 좌뇌형으로 지는 것을 싫어한다. 반면 이 부위가 보들보들한 사람은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사람이다.

발의 주름도 그 사람의 현재 정신적 에너지 상태를 말해준다. 목표의식이 뚜렷해 힘차게 걸을 때는 주름이 세로 방향으로 쭉쭉 뻗지만 터덜터덜 별생각 없이 걸으면 주름이 가로로 잡힌다. 발걸음도 가볍게 적극적으로 신명나게 살아온 사람은 굳은살이 적고 주름도 세로로 쭉 생기고 화색이 도는 발을 가질 수 있다.

발에는 땀샘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땀이 나는데 발 냄새가 고약하면 고생이 많은 사람으로 본다. 예전에 중전 간택을 할 때는 여름에 솜버선을 신겨 발 냄새로 귀천을 가렸다고 한다.

발이 작은 여성은 성적인 테크닉이 뛰어난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신데렐라’도 어린이 동화로 바뀌면서 유리구두로 각색된 것일 뿐, 원전에서는 가죽신이다. 즉 왕자가 여자들에게 꼭 조이는 가죽신을 신겼다 벗겼다 하면서 성적테크닉이 좋은 여자를 찾았을 수도 있다. 옛 중국여성들의 발 성장을 막았던 전족은 여자가 달아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성적인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발의 동작이 보내는 언어도 있다. 발을 탁 탁 구르는 것은 상대를 위협하는 의미가 있고, 발을 꼬고 앉아 발끝이 발길질 하는 듯 움직이면 상대에게 어서 가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발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이는 지금 마음이 아주 편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를 좀 더 알고 싶거든 얼굴만 바라볼 게 아니라 발끝까지 시선을 주어볼 일이다. 이래저래 발 볼 일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주선희 인상연구가 joo33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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