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계곡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송사리. 그 중 한 마리가 우리의 주인공 솔솔이다. 보잘 것 없는 한 마리의 송사리가 어떻게 자신이 사는 강물의 오염실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강물을 깨끗하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유쾌하고 시원한 얘기다.
두물내에 사는 솔솔이는 모험심과 정의감에 넘친다. 그러나 반지입술이라는 버들치를 만나 첫사랑의 감정에 빠져 병든 삼촌을 귀찮아하고 버들치들과 노느라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이윽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간 미루나무방에서 붉은뺨송사리 솔지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오염된 물 때문에 피부병에 걸려 붉은 뺨이 된 솔지와 결혼하기로 한 솔솔이는 태어날 아이들에게 맑은 강물을 물려주기로 결심한다.
시인인 이정록은 전혀 새로운 접근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환경동화의 차원을 높였다. 다른 사람들은 대통령 별장 앞 다리가 준공되던 날 많은 물고기들이 허연 배를 드러내며 떠올랐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지금도 그 물고기들이 물 위에 누워 강물을 지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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