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별빛을 타고 온 아이'…"죽음은 또다른 여행이야"

  • 입력 2003년 7월 15일 16시 44분


◇별빛을 타고 온 아이/티에리 르냉 글 한지선 그림/6000원 쪽 비룡소(초등 고학년)

죽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일깨워 주는 책. 여덟살 쥘은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직접 고양이를 죽여 ‘죽음이 무엇인지’를 보려한다. 고양이를 땅에 묻어 사체에 수많은 벌레가 생기는 것을 확인한 그는 고양이 사체를 바다에 버리며 자신의 눈물까지 던져 버린다.

싸늘한 성격의 남자간호사가 된 스물네살의 쥘은 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여덟살 소년 롤라를 보고 마음이 끌린다. 쥘은 쉬쉬하는 다른 병원근무자들과 달리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난 롤라에게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부모가 모두 죽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롤라는 숨을 거두며 쥘에게 남긴 녹음테이프에서 “별똥별을 타고 여행하다가 엄마의 뱃속에 들어와 태어났다”며 “죽음은 또다른 멋진 여행을 떠나는 과정”이라고 들려준다. 비로소 쥘의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쥘만큼이나 독자들도 ‘별똥별을 타고 온’ 아이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환상적인 분위기지만 영화와 같은 극적 전개와 묵직한 주제가 부모가 함께 읽어도 될 만큼 유치하지 않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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