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는 17일 “9월말 대학가요제를 교내 대운동장에서 열기로 협의를 마쳤고, 대학본부로부터 장소 사용 허락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대는 6월말 MBC측의 요청에 “대중문화와 상업주의가 학교에 들어와 면학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총학생회 선거에서 문화행사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박경렬 총학생회장이 학교측을 설득해 방향을 틀었다는 것.
박 회장은 “교내에 문화관이 있긴 하지만 1년 중 절반 이상이 놀고 있고, 노천강당도 1998년 이후 2번밖에 쓰이지 않는 등 서울대는 문화행사의 불모지나 다름없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더 많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내에서 대학가요제가 열리는 것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는 1996년 개교 50주년을 맞아 대학본부 차원에서 KBS ‘열린 음악회’를 교내에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이 때도 음대 교수들이 ‘대중가요 비중이 너무 높다’며 반대해 ‘클래식 캠퍼스 음악회’로 대체된 바 있다. 박 회장은 “일부 교수들이 반대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대학가요제는 축제행사의 일환으로 여는 행사이므로 ‘개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서울대 농대 그룹사운드 ‘샌드 페블즈’가 ‘나 어떡해’로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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