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들은 말로는 다른 여자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남자를 선택하는 걸까?” “왜 여자 상관들은 종종 남자 상관들보다 부하 여직원들에게 훨씬 더 잔인하게 구는 걸까?” “여직원들은 어째서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도와주면서 누가 잘되면 거리를 두는 걸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까닭은 여성들이 지금 같은 팀으로 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돕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소수로 남아 있다. 제 목소리를 내려면,일단 여성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성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 한 팀으로 더불어 성공해야 진정한 성공이다.
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를 펴낸 저자의 최신작. CNN의 수석 부사장을 지낸 그는 남성들이 정해 놓은 비즈니스라는 게임의 룰을 익혔으면 이제는 한 배를 탄 여성들끼리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대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전문직으로 활동하거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혼자 뛰지 말고 함께 뛰어라. 함께해야 더 큰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저자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다. 나만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고 잘 처신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커리어우먼들. 그들은 다른 여직원들과 특별히 관계를 맺지 않는다. 성차별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여성은 게임에서 이길 만큼 일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유능한 커리어우먼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라는 게 저자의 따끔한 일침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람들은 여성을 같은 팀으로 바라본다. 여성 스스로도 같은 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여성들은 지금까지 무슨 일이든 잘해 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 도와야 한다.”
이 말에 이렇게 되받는 여성이 있다.
“나는 게임을 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을 비웠거든요.”
그런 여성을 보면 저자는 속이 끓는다. 여성이 개별 행동을 중지하고 팀으로 경기할 때 게임의 규칙이 바뀔 수 있다. 그때 공정한 게임의 룰이 마련되는, 새로운 경기가 시작된다. 그 순간을 앞당기기 위해 여성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혹여 여성을 도와 주는 일이 공정성에 위배되는 것인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느 회사에나 상사가 특별히 아끼는 부하 직원이 있다. 안 그러면 오히려 더 이상하게 보인다.
이 책에는 네트워크를 형성하자, 멘토가 되자 등 ‘더불어 성공하기’의 구체적 지침이 가득 담겨 있다. 또 공격적이라고 비난받을 때, 남자 부하직원이 도전해 올 때의 대처전략도 꼼꼼히 짚어내 일하는 여성들이 갖춰야 할 실전용 가이드로서 유용하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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