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와 함께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아버지 민승준씨(34)는 20일 "싱가포르 의료진이 수술 후 사랑이와 지혜 둘 다 생존할 가능성이 85%이상이라는 소견을 밝혀 수술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열이 있는 아이들의 열이 내리면 분리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 3월4일 척추와 엉덩이 부분이 옆으로 붙은 채로 태어난 사랑이와 지혜는 바르게 눕지를 못해 더 이상 수술을 미루면 척추가 휘고 머리 모양이 변형될 위기에 처했었다.
또 자매의 항문은 두개이나 괄약근이 발달하지 않아 모유에서 이유식으로 식사를 바꾼 뒤 변을 볼 때 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곤 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PC방을 운영했던 민씨와 아내 장윤경씨(32)는 이들 자매의 수술을 위해 가게를 처분하고 빚을 냈다. 그리고 자매의 100일 잔치를 끝낸 뒤 지난달 14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민씨는 "아이들의 결합부위가 항문과 소화기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감염가능성이 있지만 척추 등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가기 전에 수술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의료진의 전망이 아주 낙관적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또 이 병원의 바로 옆방에서 지내던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에 대해 "아이들을 봐주기도 하는 등 착하고 밝았는데 사망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랑이와 지혜는 여러 차례에 걸친 분리수술과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술과 치료에만 수 억 원이 들 전망이다.
하지만 민씨는 "얼마가 들더라도 아이들을 꼭 정상으로 키우겠다"며 다짐했다.
지금까지 회원이 1만 명을 넘어선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 PC방 주인들, 어린이보호재단 등의 도움으로 모금된 금액은 모두 2000만원 정도다.
후원은 어린이보호재단(http://www.ilovechild.or.kr) ARS 060-700-1233.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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