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달라지고 있다. 안전성과 기능성만을 강조한 기존 아파트와는 다르다. 요즘은 단지 조경이나 설계 등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아파트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차는 내려가 있어!=서울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 현대’는 단지 안이 공원처럼 조용하다.
모든 차량이 단지 내를 통과하지 않고아예 단지 밖에서부터 아파트 지하로 들어가도록 설계됐기 때문. 다른 아파트 같으면 지상 주차장이 들어설 자리에 잔디광장 등 공원을 배치해 쾌적성을 높였다. 차가 없으니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더없이 안전하다.
주거환경이 우수한 만큼 시세도 앞서간다. 이 아파트 38평형은 3억5000만∼3억8000만원으로 최근 입주단지보다 8000만∼1억원가량 비싸다.
최근 서울 6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양천구 신정동의 ‘동일 하이빌’(770가구)도 전체 1105대 주차공간(1105대)을 모두 지하로 배치해 관심을 끌었다.
대신 지상 주차장(6400평)을 포함해 9900여평의 공간을 녹지로 꾸며 전체 부지(1만2000평)의 3분의 2를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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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화단이=자연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심’은 화단을 방안까지 끌어들였다. 풍림산업이 경기 파주시에 분양할 ‘파주금촌 풍림아이원’은 방안에 실내정원을 들인 주택 상품. 기존 아파트가 안방 발코니에 설치한 간이화단을 거실 안으로 들여 실내정원으로 꾸몄다. 간이화단을 설치하면 발코니의 폭을 2m까지 넓힐 수 있는 건축법을 살짝 응용했다.
이 회사 상품개발팀 최용찬 팀장은 “건축법상 간이화단의 위치에 대해 특별한 기준이 없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서비스면적에 포함되는 간이화단을 실내로 들이면 실내공간이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 밝게 더 시원하게=수백가구가 오밀조밀 모인 아파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채광과 통풍. 물론 창이 많을수록 채광과 통풍 효과가 높아지지만 설계상 애로가 따른다.
우림건설이 평택 현화지구에 분양하는 ‘우림 루미아트’는 34평형에 3.5베이 방식을 도입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3.5베이란 발코니와 맞닿은 방(거실 포함)이 3.5개라는 의미.
이 아파트의 경우 다른 방은 발코니와 전면으로 터져 있지만 안방은 일부만이 발코니와 이어져 있다.
4베이 구조도 있으나 좌우로 길게 늘어지면서 방 한 칸이 ‘무용지물’이 되는 설계상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우림건설 김종욱 팀장은 “3베이로는 부족하고 4베이로는 넘치는 문제점을 3.5베이로 극복했다”면서 “부엌이 넓어지는 등 집안 전체에도 고른 균형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달초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동작구 대방동 ‘e-편한세상’은 단지 일부를 감싸는 실개천을 조성해 친 환경적인 아파트로 호평을 받았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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