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데이빗!’으로 유명한 말썽꾸러기. 항상 엄마하고 선생님한테 “안돼!”라는 말만 듣던 데이빗이 이 책에서도 끊임없이 말썽을 부린다. 다만 사사건건 할말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 달라졌다. “아냐! 그건 내 잘못이 아냐!”
실내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다 부딪혀 테이블을 쓰러뜨려도, 야구를 하다 창문을 깨뜨려도, 숙제공책이 없어져도, 강아지 먹이를 빼앗아 먹으면서도, 고양이 꼬리를 잡아당기면서도, 주스를 쏟고도 할 말은 있다. “(스케이트보드가) 저절로 굴러간 거야!” “일부러 그런 게 아냐” “내 숙제. 강아지가 먹어버렸어요!” “배가 너무 고팠거든!” “고양이도 재미있다는데 뭐!” “저절로 떨어졌어!”라고 귀여운 변명을 늘어놓는다. 심지어 케이크를 손으로 먹어 모양을 망가뜨려 놓고도 입 주위에 케이크 크림을 잔뜩 묻힌 채 “아냐. 내가 안 그랬어!” 하고 시치미를 뗀다.
그래도 데이빗을 미워할 수 없는 일. 바로 그날 밤 무슨 꿈을 꿨는지 자다말고 일어나 “그래. 내가 그랬어!”하고 소리 지르는 맘 약한 아이임을 알기 때문이다. “정말 미안해요!”하고 외치는 데이빗의 표정이 압권이다. 곧 용서와 사랑과 이해의 손길 아래 “사랑해요, 엄마”라고 고백하며 잠드는 데이빗의 표정만큼 행복한 표정도 없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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