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섭(李台燮·64) 국제라이온스협회장이 ‘평양 라이온스 안과병원’ 개설에 걸고 있는 기대는 대단했다. 실명(失明) 퇴치 예방사업은 라이온스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다.
이 회장은 4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협회 제86차 총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라이온스 86년 역사상 한국인이 회장이 되기는 처음이다. 라이온스는 세계 191개국에 140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NGO) 봉사단체로 국내 회원만 7만3000여명에 이른다.
“지구상에 라이온스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쿠바와 북한 정도밖에 없습니다. 중국에서도 지난 6년간 250만명에게 개안(開眼)수술을 해준 뒤 지난해 비로소 라이온스가 생겼어요.”
23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바로 전날 일본의 5개 도시를 10일간 둘러보고 돌아 온 뒤였다. 25일부터는 멕시코 미국 스웨덴 등 9개국 순방에 나선다는 그는 “역대 회장들도 자기 나라에 머문 기간이 1년 중 20일을 넘지 못했다”며 웃었다.
라이온스는 순수 봉사단체이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은 매우 높다. 회장이 방문하면 그 나라의 수반은 면담에 응해주는 것이 관례다. 28년 동안 라이온스 활동을 해온 이 회장은 “라이온스 회원들이 흔히 ‘세계의 대통령’으로 부르는 자리를 한국인이 맡게 된 것 자체가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라면서 “역대 어느 회장 못지않게 열심히 해 라이온스와 한국의 위상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공학박사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수재형 테크노크라트’ 중의 한 사람인 그는 정치에 뛰어들어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아직도 지구당 위원장직(경기 수원 장안·자민련)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는 잠시 잊은 듯했다.
부인 이행자(李幸子·63)씨도 서울 YWCA 회장에 이어 지난달 26일 대한 YWCA 연합회장에 선출돼 호주제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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