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승영 목사)는 성명을 내고 △방영시간 비율이 천주교 15분, 개신교 30분으로 개신교가 주 타깃이다 △‘성○를 뚫고’ 등 선정적 표현으로 폭력성을 오히려 조장했다 △‘불륜’도 성폭력으로 다뤘다 △성 문제를 전적으로 목사의 권위를 이용한 일방적 범죄로 규정한다 등으로 이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교회언론회의 지적대로 방송 프로그램에는 일부 선정적 표현이나 성폭력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일부의 사례를 전체의 문제인 양 부풀렸다는 불만도 나올 만하다. 하지만 대형교회인 S교회 K목사, J교회 L목사를 비롯한 유명 목사들이 성추행 불륜 등의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면 교회 내 성 문제도 ‘쉬쉬’ 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기독교여성상담소에 따르면 1998년 7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교회 내 성폭력 건수 51건 중 목회자 관련 폭력이 46건이었다. 교회 내 성폭력 문제는 목사가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어 사실 확인이 힘들다는 점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쉬쉬’ 하고 넘기는 데 급급했던 군부대 내 성폭력이 최근 사회문제로 비화된 것을 기독교계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 시점에 기독교대한감리교 김진호 감독회장 등 10명의 감독이 ‘성직자가 먼저 자정하고 회개하자’는 목회서신을 발송한 것이 신선한 인상을 준다. 이들은 “성직자의 성폭력 사례가 과장되고 일부에 해당하는 문제일 수 있지만 언론의 태도만 문제 삼는 태도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한 교단 차원의 법률적 지원, 성직자윤리위원회 운영, 성직자 윤리강령 제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남을 탓하기 전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성직자다운 태도가 아닐까.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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