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북스]'정글세미나'…개미의 학습능력…코끼리 추진력

  • 입력 2003년 8월 15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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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세미나/보리스 폰 슈메르체크 지음 오승구 옮김/200쪽 1만원 더난출판

최근 ‘변화’라는 용어만큼 직장인들을 힘들게 하는 문구도 없을 것이다. 거의 모든 기업이 변화와 혁신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고, 구성원들도 나름대로 자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거창한 구호만큼 과연 얼마나 많은 구성원들이 변화를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지는 의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변화를 기회보다는 위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변화는 오랫동안 익숙했던 습관을 버리고, 아직 익숙지 않은 일에 적응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화에 대한 보상이나 비전도 뚜렷하지 않다.

이 책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 형식을 빌려 변화의 의미와 변화에서 개인이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정글’이란 바로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가득 차 있고, 예기치 못한 변화가 수시로 일어나는 우리 사회, 우리 직장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이 책에는 각각 다른 직업을 가진 일곱 마리 동물이 등장하고, 이들의 정글 탐험을 통해 변화에 필요한 자세나 기술이 일곱 가지 주제로 각각 정리되어 있다.

우선 저자는 변화의 시작을 개인의 마음가짐에서 출발하고 있다. 아무리 변화의 구호가 거창하고 기법이 우수해도 개인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 전혀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다. 이처럼 변화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다. 다만 희망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씩 숨은 강점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글 탐험에 나서기 전 일곱 마리 동물들은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알지 못했다. 그러나 탐험과 함께 폭포나 미로 등 각종 시련이 닥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 강점이 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바로 이 대목,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강점을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일이 바로 성공적인 변화 관리의 비결이다.

원숭이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거북의 꼼꼼한 계획, 표범의 위기 대응 능력, 코끼리의 추진력, 독수리의 방향 감각, 그리고 주인공인 개미의 학습 능력 등이 모두 저자가 주장하는 변화에 필요한 자세와 능력들이다. 특히 리더격인 올빼미는 정글 탐험이라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구성원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각자의 강점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변화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 형식을 빌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라고 한다. 바로 이 오랜 습관 때문에 원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의 매너리즘에서 탈출하고 싶은 용기를 가진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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