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우스를 벗으려는데 손가락이 떨려서 단추가 구멍에 들어가지 않는다…가슴이 깊게 파인 보라색 간편복을 입은 언니가 방으로 들어와, 잠자코 단추를 풀어주었다.
둘은 아버지 뒤를 따라 내리는 빗속을 걸어 창고 같은 건물로 들어갔다.
“2번의 고하나하고, 7번의 나미코요.”
“연장자부터 시작하지.” 군복 어깨에 별이 두 개 달려 있는 남자가 세면기에다 손을 씻으며 말했다.
“나이는?” 별이 없는 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물었다.
“나이는?” 소녀가 조선말로 전해 주었다.
“열일곱입니다.” 언니가 대답했다.
“열일곱이랍니다.” 소녀가 통역했다.
“아랫도리 전부 벗어.” 별 두 개짜리 남자가 얇은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빠르게 말했다.
“네…?” 소녀는 두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군의관님이 하시는 말씀 안 들렷! 검사야. 아랫도리 전부 벗고, 판자 위에 올라가.”
“검사하니까, 아랫도리 전부 벗고 판자 위에 올라가래요.” 소녀는 숨을 삼키고 눈을 부릅뜬 채 간단하게 통역했다.
언니는 속바지를 벗고 판자 위에 올라갔다.
조수 역의 병사는 언니의 간편복 자락을 배꼽까지 걷어 올리고는 무릎을 잡고 다리를 벌렸다. 군의가 오리 주둥이 같은 것을 언니의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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