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가수 한영애가 광대로 나오네” '청산별곡II' 공연

  • 입력 2003년 8월 17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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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악 ‘청산별곡 Ⅱ-청자 속으로 날아간 새’. 앞은 사슴분장의 광대로 나오는 한영애.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가무악 ‘청산별곡 Ⅱ-청자 속으로 날아간 새’. 앞은 사슴분장의 광대로 나오는 한영애.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이 2000년 초연해 호평 받았던 가무악 ‘청산별곡’을 새롭게 만든 ‘청산별곡 Ⅱ-청자 속으로 날아간 새’를 무대에 올린다.

몽골군의 침입으로 어수선한 13세기 고려를 배경으로, 도공 만경과 만경의 부인 순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만경과 순이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몽골군의 침입으로 부부의 삶은 처참하게 망가진다. 순이는 몽골군에 짓밟힌 채 목숨을 잃고, 만경은 시력을 잃는다. 순이를 떠나보낸 만경은 청자에 완벽한 새를 그려 넣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서울예술단이 지난 10여 년 간 실험해온 ‘가무악(歌舞樂)’이라는 공연 형식은 아직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가무악을 말 그대로 풀면 노래와 춤, 그리고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 보태진다. 서양의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한국적 전통이 가미된 것. 말하자면 ‘한국적 뮤지컬’인 셈이다.

전통을 강조한다고 해서 공연 양식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적 색깔을 잃지 않은 춤에 현대무용적인 동작이 가미됐고, 음악은 전통 악기를 이용하지만 가락은 ‘퓨전 음악’이라고 할 정도로 새롭다. 무엇보다도 요즘 사람들의 흥을 돋을 수 있는 감각이 살아 있다.

14일 서울예술단 연습실에서 미리 본 ‘청산별곡 Ⅱ'에서도 열정이 넘쳐났다. 만경과 순이의 흥겨운 결혼 잔치 장면은 어깨춤이 들썩일 정도였고, 거친 몽골군의 춤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극 중간 중간 그림자극과 인형극 등 다양한 볼거리도 들어갔다.

‘청산별곡 Ⅱ’의 음악은 영화음악과 국악 연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 원일이 맡았다. 서울예술단 사물팀과 국악그룹 ‘바람곶’이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20여 종류의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하며 몽환적이거나 격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가수 한영애가 사슴 분장을 한 광대 역으로 출연해 서정성 짙은 노래와 연기를 한다. 이정노 김현아 임지애 최병규 등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신선희 서울예술단 대표는 “한국 무용을 기본 틀로 하고, 극적 내용과 볼거리를 넣어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공연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7시30분. 29∼30일 오후 4시, 7시30분. 31일 오후 3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1만2000∼5만원. 02-523-0986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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