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고양이 마을…' 고양이와 함께 환상의 세계로

◇고양이 마을 신나는 학교/선안나 글 방정화 그림/88쪽 7500원 베틀북(초등 저학년)

매사에 자신감 없고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주인공 견우. 이런 아이에게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들과 싸우는 것은 꿈같은 일일 뿐이다.

자꾸 속으로만 움츠러드니 학교나 집이나 전혀 즐겁지가 않다. 그렇다고 세상을 원망만 하고 살아야하나? 이런 견우에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말하는 고양이 ‘푸른 물결’에 이끌려 고양이 학교에 입학한 견우는 온몸이 투명해지는 마법약을 먹고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골려주는 현장실습에 나서는데….

환상의 힘을 빌리긴 했어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나아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는 너그러움까지 갖는 견우가 대견하다. 고양이 학교 축제 중 충동에 이끌려 나무 위로 올라간 견우를 보면 이 일은 마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상세계로 들어가는 부분이나 투명인간의 복수라는 주제는 참신하지 않지만 판타지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