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항상 이 시간에 먹는다, 점심과 저녁은 근무 도중 적당한 때를 봐서 먹도록. 목욕은 9시에서 10시 사이에 끝내고, 목욕을 하면 빨래와 위생 색 재생 작업을 한다. 작업이 끝나면 12시에는 병사들이 오기 시작하니까, 그 전에 얼른 준비를 끝내도록. 황군과 같은 장소에서 먹고 자는 너희들이니, 황군의 규율을 어지럽히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안내소에 ‘육군오락소규칙’이라고 붙어 있지. 하나, 규정을 지키지 않는 자 및 군기 풍기를 어지럽히는 자는 퇴장시킨다. 병사들이 혹시 술이나 먹을 것을 권하더라도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둘, 실내에서는 음식을 금지한다, 알겠나.
그 다음은, 음 그렇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방에만 있지 말고 병사들이 없는 틈에는 잠시 바깥 공기도 쐬고, 이렇게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심호흡을 해라. 일주일에 두 번 황국신민의 서사를 제창한 후에 맨손체조를 하니까, 순서를 외워두고. 단 숙사에서 10m 이상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 이상 멀리 가면 주의를 주고, 주의를 주는데도 돌아오지 않으면 발사한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부대가 없어서 한가할 때는 육군 병동이 설치돼 있는 무한대학에 위문을 하러 간다. 그때는 하얀 블라우스에 몸뻬를 입고 하얀 앞치마에 대일본국방부인회란 어깨띠를 두른다. 아리따운 일본 여자가 된 기분으로, 명예롭게 부상을 입은 병사들의 빨래도 빨아주고, 몸도 닦아주고, 얘기 상대가 돼 준다. 그러니까 고하나는 하루빨리 일본말을 배우도록.
1941년 12월 8일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이래, 매월 8일이 대조봉대일(大詔奉戴日)로 정해진 것은 알고 있겠지. 기관이나 학교에서는 개전조서를 봉독하는 식, 각 가정에서는 국기 게양, 신사, 사원, 교회에서는 필승기원식을 올리도록 내각이 고시, 실시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매달 8일에는 업무를 쉬고 식을 거행한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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