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홍혜경 “2년반만의 고국무대 가슴부터 따뜻해져요”

  • 입력 2003년 9월 8일 19시 12분


소프라노 홍혜경씨(44)가 독창회와 한국 가곡을 담은 앨범 홍보 차 2년 반 만에 귀국했다.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홍씨는 당당하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한국에서의 연주는 항상 특별해요. 가슴부터 따뜻해지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한국 가곡 앨범을 마침 추석에 맞춰 내게 돼 기쁩니다.”

이달 초 선보인 ‘Korean Songs’(EMI)에는 ‘그리운 금강산’ ‘보리밭’ ‘그네’ 등 16곡의 우리 가곡이 그의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김덕기 서울대 교수가 지휘한 파리 앙상블오케스트라와 함께 앨범 작업을 하며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았다.

“애초 한국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앨범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외국 악단과 뜻이나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죠. 내 목소리뿐 아니라 표정과 느낌을 보며 따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표현했습니다. 결국 한국 사람이든 프랑스 사람이든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 통했다고 생각해요.”

홍씨는 자주 한국을 찾지 못하는 이유로 “아이들이 어려서 떨어져 지내기 힘들다”고 말한다. 일과 가정, 모두에 완벽을 기한다는 그에게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느냐”고 묻자 “우리 집에서 토끼 기르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며 농담으로 받았다.

“음악에서 아무리 멋지게 성공한다 해도 무대에서 돌아와 한 사람으로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삶에서 노래가 나오고 노래에 자신의 삶이 섞여야 ‘진짜’죠. 살아가면서 느끼는 슬픔 고통 기쁨 희생을 노래로 부를 때 진심으로 표현이 되죠.”

서울(18일) 대구(21일) 울산(24일) 부산(27일)을 돌며 독창회를 갖는 홍씨는 “뉴욕 시티 오페라와 함께 ‘라 보엠’ 한국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며 남자 주연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 테너인 리처드 리치가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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