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어쩜 저리도 미남일꼬.”
“부산에 있는 초량상고에 다닌다고 하제.”
“에미 애비 다 죽고, 형은 행방을 알 수가 없는데, 형의 첩네서 먹고 자고 할 수도 없다 아이가.”
“인자는 첩이 아이다. 호적에 올렸다더라.”
“아이고, 자기 마누라를 쥐도 새도 모르게 호적에서 파내고는.”
“인혜의 두 딸을 종처럼 부리면서 지는 하루 종일 바깥에서 빈둥거린다.”
“어제 저녁 때, 영남루 계단에서 신자가 울면서 남동생 데리고 가더라.”
“그 아들아는 정희 아도 아니다, 그 OK 카페 댄서, 이름이 뭐라꼬 했더라….”
“김미영.”
“그래 맞다, 김미영이 아다.”
“아이고, 에미는 다른데, 사내 자슥들이 얼굴이 다 비슷비슷해서 누가 누구 안지 알 수가 있어야제. 나이도 고만고만하제. 세상이 이래 험악한데 씨를 잘도 뿌무제.”
“그 집 아들도 남 얘기 할 처지는 아일 텐데.”
“아이고 우리 만재는 지 마누라밖에 모른다.”
“암만 그래도 그렇제, 인혜나 미영이나 지 배 앓아 낳은 아를 잘도 두고 갔제. 계모한테 설움 받을 거 잘 알 텐데, 계모가 그 정희 아이가.”
“알 수 없는 일이제, 내 같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데리고 간다. 자식새끼 내버리고 집 나가는 에미가 어디 그래 흔하나.”
“재혼했다는 말이 있던데.”
“재혼해서 아들까지 낳았다.”
“아이고, 불쌍타. 미옥이가 열세 살, 신자가 일곱 살이제 아마. 정희는 시집 보낼라고 안달이 났다.”
“하지만도 혼례도 치르지 않고, 아비 축복도 못 받은 정희 자슥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가네 사람들은 어째 그리 팔자가 더러운지 모르겠다. 우철이 아버지는 단독으로 죽고, 여동생은 물에 빠져 죽고, 배다른 여동생은 소아마비 아이가.”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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