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부부의 희로애락을 만화와 에세이로 담은 ‘여보야’(해누리)가 전해주는 ‘부부 행복론’이다. 이 작품의 작가이자 출판기획사 ‘꽃바람’의 대표인 강인춘씨(61)는 동아일보 출판국 미술부장 출신으로, 동화책 ‘하늘에 그린 그림’(보림)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의 전체 분위기는 정겹고 따스하다. 남편과 아내의 입장을 자유롭게 오가며 ‘아내에게 사랑 받으려면’ ‘행복해지는 방법’ 등을 조언한다. 시부모와 며느리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작가는 “남편이 양보하면 부부싸움의 90%를 막을 수 있다”며 “책을 본 몇몇 친구들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지만 그냥 살다 얻은 결론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상에 대한 작가의 잔잔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류 만화’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 ‘젊은이에 의한, 젊은이를 위한’ 것들. 그러나 ‘여보야’의 이야기들은 작가의 33년 결혼생활에서 길어 올린 것이어서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부터 노부부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부부싸움과 이불 속 이야기도 포함됐다. 부인 김현실씨(55)도 “창피할 게 있나? 부부란 다 그런 건데”라며 웃었다고 한다.
작가의 결혼생활의 현재형을 담은 ‘부부 일기’ 편은 솔직하고 편안하다. “권태기도 아닙니다. 화가 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루 종일 한두 마디밖에 안 했습니다. 그냥 그것이 전부입니다.”
작가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아내의 가슴속’ 편이라고 말한다. “아내는 울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가슴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 속은 너무나 깊고 어두워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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