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동아·LG 만화展 대상 우크라作家 카자네프스키

  • 입력 2003년 9월 18일 18시 14분


김동주기자
김동주기자
“카툰은 늘 비판의 칼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동아·LG국제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대상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블라디미르 카자네프스키(53). 최근 대전 국제만화영상전에서도 카툰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시상식 참석차 내한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동아·LG국제만화공모전의 수상작은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보그(Vogue)’, 대전 국제만화영상전에서의 수상작은 우크라이나의 정치 사회상을 풍자한 ‘반칙출소’.

우크라이나에서 카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3명의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해 여러 나라 매체들에 카툰을 게재해 왔다.

73년 대학 졸업 후 구소련의 군수공장에서 일한 그는 틈틈이 반(反) 공산주의 카툰들을 몰래 그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들은 지하 경로로 서방 매체에 소개됐다.

“당시 KGB(국가보안위원회)가 ‘가족이 걱정되지 않느냐’며 협박해오기도 했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시베리아로 끌려갔겠지만 다행히 KGB의 위세가 약해지는 시기여서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현 언론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소련의 해체로 독립한 이래 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 국제언론인협회(IPI)는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정부에 한 기자의 의문사를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카자네프스키씨는 “직접적인 비판을 담은 카툰을 발표할 매체를 찾기 어려우며 이런 현실에서는 은유와 상징을 동원하는 ‘시적(詩的)인’ 스타일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카툰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NGO인 ‘미테츠(예술가)’의 결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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