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바다 속 생물들을 섬세하게 그린 오가와 다카아키의 만화 ‘Deep-더 깊고 넓은 곳으로’(원제 ‘뵤뵤’·서울문화사)의 동물들은 말 그대로 ‘동물’이다. 과거의 미키마우스나 도널드덕은 겉만 동물이고 실제로는 사람과 다름없었지만, 수족관 마니아인 오가와는 해양생물의 생태에서 이야기를 직접 뽑아냈다.
책에는 일본 만화주간지 ‘모닝’에 2001년 12월부터 비정기로 연재된 7회분이 실렸다. 대사 없이 그림과 설명만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생사(生死)와 본능같은 주제를 다루는 심오한 분위기에 독자는 바다에 빠지듯 흡인된다. 코믹한 곳은 3화 ‘상부상조’에 나오는 공생줄망둑(물고기의 일종)과 딱총새우의 ‘우정’에 가까운 아기자기한 공생 관계 정도다.
고요한 감동을 품고 책을 덮는 독자에게 아쉬운 소식이 있다. 이 작품이 8월 8화로 끝나 2권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작가는 현재 공룡에 대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오가와의 신작을 기다리기 어렵다면 도코로 주조의 공룡 만화 ‘디노디노’(서울문화사)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디테일이 치밀한 사실적 그림은 ‘Deep…’과 비슷하나, 작품 속 동물들이 대화를 하며 매회 끝에 공룡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사진들을 곁들인 ‘말 많은’ 만화다. 작품을 위해 10년을 연구한 작가의 프로 정신이 돋보인다. 현재 일본의 ‘모닝’과 한국 만화주간지 ‘IQ점프’에 연재 중.
“동상, 숲에서 나가볼랑가?”(케라토사우루스) “야? 지송해유…. 저 땀시.”(톨보사우루스)처럼 공룡의 대화를 사투리로도 묘사했다. 그러나 이 만화의 스토리는 공룡의 동물적 본능을 토대로 하고 있어 결코 유치하지 않다. 국내판은 어린이들을 위해 흑백 원작을 컬러로 만들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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