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른바 ‘경기장 콘서트’ 또는 ‘경기장 오페라’의 손익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페라 ‘아이다’ 제작사인 CnA코리아 관계자는 21일 공연을 마친 후 “이번 공연에 들인 총비용이 당초 계획인 70억원을 훨씬 웃도는 83억원에 이르렀고, 입장료 등 수입은 40억원 정도에 불과해 4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다’ 실패 원인은?=올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페라 ‘투란도트’의 경우 71억원의 수입에 66억원의 비용이 들어 5억원 정도의 순이익이 남았다. 그런데 왜 이번 ‘아이다’ 공연은 당초 기대와 달리 큰 폭의 적자가 생겼을까. 공연 관계자들은 “경기불황과 태풍, 공연 첫날 내린 비 등 악재가 겹쳐 티켓 가격의 이원화 전략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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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은 관객 좌석을 경기장 스탠드를 활용한 저가형(3만∼10만원)과 그라운드에 임시좌석을 배치한 고가형(30만∼60만원)으로 나누어 고가형 좌석이 ‘추석선물’로 팔려나가는 ‘특수’를 기대했다. 객석 점유율이 40%대라도 고가형 좌석만 채우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공연 결과 최종 객석 점유율은 53%가 됐지만 입장권 수입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뜻밖의 현상이 발생했다. 염가석인 C석은 일찌감치 매진된 반면 그라운드 좌석은 텅텅 비었던 것.
비용이 10억원 이상 늘어난 것도 적자가 커진 요인의 하나로 지적됐다. 원래 주연급의 총출연료와 항공료, 호텔 체재비 등은 25억∼30억원대로 예상됐다. 여기에 무대장치와 음향 등 하드웨어에 들인 돈이 13억원, 경기장 대관료가 6억원, 홍보 및 프로모션 비용 10억원, 엑스트라 비용과 진행 및 예비비 등을 합쳐 총비용 70억원 정도를 계획했다. 그러나 방송광고 등 프로모션 비용이 당초보다 늘었고 비 때문에 첫날 공연이 순연되는 등 비용 유발요인이 꼬리를 물었다.
제작진 내의 현금순환이 어려워지자 개선행진 장면에 등장하는 군사 역 등 엑스트라들의 출연료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1일 공연에서는 엑스트라들이 “개런티를 미리 주지 않으면 출연하지 않겠다”며 단체행동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결국 엑스트라들은 일단 공연 참여를 결정했으나 조명 음향 등 협력사 대표들이 정산 문제와 관련한 비상회의를 가져 공연은 35분 정도 연기됐다.
▽과거에는?=올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경기장 콘서트’ 붐의 기폭제가 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야외공연의 경우 오케스트라 개런티 5억원, 장비 및 무대비용 5억원 등 20억원 정도의 비용을 들이고도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던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등 ‘빅3 테너’의 공연도 30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자됐으나 광고수입이 적어 적자를 봤다.
▽누가 투자하나?=지난해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영화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창업투자사들의 자금이 공연계로 많이 몰렸다. 한 창업투자사 관계자는 “대형 공연의 경우 투자에서 회수까지 기간이 빨라 영화 투자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아이다’ 흥행실패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형 공연 투자에 신중해야겠다는 것이 업계 내의 분위기다. 대형 공연에 뛰어드는 창업투자사들의 경우 흥행이 실패할 경우에도 최소 70%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이번 일을 계기로 무조건 외형적으로 덩치만 키우는 식의 공연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10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소프라노 신영옥과 카레라스의 합동 콘서트도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nA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할 예정인 비제의 ‘카르멘’은 계획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다와 별개의 자금이 투자됐고, 특히 해외 자금의 참여가 많아 공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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