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참모들은 그의 재임 초기 휴가 때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1주일간 텐트치고 하이킹하는 신선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라’는 모범답안을 대통령에게 주었답니다. 물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매뉴얼을 따랐습니다. 하루에 무려 37홀이나 몰래 돌며 그 ‘망할 놈의 골프’를 쳐 참모들의 속을 태웠답니다. 미국 대통령들도 ‘골프 치는 것과 안 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득표에 도움이 되는지’ 1세기 가까이 고심했답니다. ‘백악관에서 그린까지’(B1)의 저자 돈 반 나타 주니어 기자는 “일단 골프에 대한 정열을 공개하되 프로처럼 너무 잘 치지는 말 것. 국민은 그가 백악관과 필드 중 어디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의심하게 될 테니까…”라고 조언합니다. 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는 ‘열정의 공개’ 이전에 ‘언제 골프를 치고 치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어려운 처신일 터입니다.
대통령에게 골프가 있었다면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홉스봄에게는 ‘재즈’가 있었습니다. 그의 책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B3)는 차가운 이론을 움직이는 뜨거운 정열이 절절한 재즈가락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합니다.
11월 혜강 최한기 선생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학술대회들이 활발히 준비되고 있습니다. ‘운화와 근대’(B5)는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선각자를 찾아내 한국 지성사의 빈틈을 메워가는 작업의 시작이라 그 출간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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