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이탈리안 잡' 월버그 "액션장면 직접 연기"

  • 입력 2003년 9월 30일 17시 42분


‘이탈리안 잡’은 깔끔하고 세련되게 포장된 할리우드 영화. 이 영화에선 소형 자동차 ‘미니’를 비롯한 헬리콥터와 오토바이, 보트 등을 활용한 추격신이 돋보인다. 사진제공 UIP
‘이탈리안 잡’은 깔끔하고 세련되게 포장된 할리우드 영화. 이 영화에선 소형 자동차 ‘미니’를 비롯한 헬리콥터와 오토바이, 보트 등을 활용한 추격신이 돋보인다. 사진제공 UIP
‘도둑이 도둑의 금고를 턴다?’

신출귀몰한 금고털이 갱단이 등장하는 ‘이탈리안 잡’(F 게리 그레이 감독)은 깔끔하게 완성된 오락영화다. ‘프로들’ 끼리의 치밀한 두뇌 싸움을 세련되게 담아낸 이 작품은 폭파전문가, 금고털이, 컴퓨터 천재 등 각계의 ‘무림고수’ 다섯 명이 뭉쳐 크게 한 탕 벌인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오션스 일레븐’ 등의 영화를 떠올리면 그리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속도감과 긴박감 넘치는 액션영상, 재치 있는 대사 덕분에 금세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3500만 달러어치의 금괴가 든 마피아의 금고 탈취, 완벽한 탈출, 동료의 배신, 복수에 나선 팀원들이 금고를 다시 훔쳐오는 과정이 정교하게 맞물린다. 특히 영화의 도입부와 끝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베니스와 미국 LA를 배경으로 한 금고탈취작전은 무지막지한(?) 방법을 사용해 관객들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모든 전략을 지휘하는 리더 찰리 크로커 역에는 할리우드 신예 마크 월버그(32)가 열연했다. 국내에선 ‘찰리의 진실’에서 박중훈과 공연한 배우로 친숙하다. 95년 ‘르네상스 맨’으로 데뷔했고 ‘부기 나이트‘ ’퍼펙트 스톰’ ‘혹성탈출’을 통해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 카리스마와 친근감을 겸비한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 월버그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모든 계획은 그의 머릿속에 있다. 찰리는 어떤 인물인가?

“영리하고 놀기 좋아하며 맡은 일은 완벽히 해내는 사람이다.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 악당이 아니라 호감이 가는 도둑이다.”

이 영화에선 고풍스런 베니스의 운하와 현대적인 LA 거리에서 벌어지는 보트와 자동차의 아슬아슬한 추격 장면이 볼거리. 또 헬리콥터가 공중회전하고,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며, 주차장 안으로 자동차를 추격한다. 특히 유명자동차 ‘미니’가 연기자 못지않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월버그를 비롯한 배우들은 미니를 몰고 터널이나 좁은 골목길에서 곡예운전을 펼친다.

―지하철 계단으로 차를 몰고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감독이 영화를 사실적으로 만들고자 했고 나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래서 스턴트맨을 쓰지 않고 대부분 직접 차를 몰았다. 나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의미 없는 액션물은 하고 싶지 않다. 웬만한 관객들은 컴퓨터 그래픽인지 진짜 화면인지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스 트랙에서의 집중 훈련을 통해 빠른 속도에서의 운전법을 익혔다.”

―1969년에 나온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이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베낀 작품이 아니다. 자동차 ‘미니’와 제목, 그리고 배역의 이름 정도만 가져왔을 뿐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어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악당 역에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이 나오고, 금고 전문가이자 유일한 여성 팀원에는 금발 미녀 찰리즈 테론이 합류했다. 제목으로 나오는 ‘이탈리안 잡’이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했던 금고털이 방식을 뜻한다.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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