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나미코의 이마를 집게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소리내 웃었다.
“중대장은, 말썽 피우지 말라고, 가볍게 주의만 주고 끝이야. 다들 한창 하고 싶을 때인데, 사흘 낮밤을 물 한 방울 못 마시고 행군하다가 젊은 여자 봐 봐, 벌떡 벌떡 서지, 선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야. 죽은 놈은 여자 입에 자지 처넣어도 안 선다구, 아냐? 너 죽은 놈 자지 서게 할 수 있어?
숫처년 줄 알고 돌아가면서 하고 났더니, 안쪽 방에서 으앵 으앵, 하고 우는 소리가 나는 거야. 오카다가 엄마를 해치운 그 자지로 아기 입에다 대고 오줌을 갈겼지, 아직 목도 서지 않은 어린 애라 뱉어내지도 못하고 손발을 버둥거리더라구, 그때는 나도, 울지만 않았어도 이런 꼴은 안 당하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영 안 좋은데, 그래도 동료는 동료, 적은 적이니까, 일본이 지면 내 자식도 이런 꼴을 당하는 거는 마찬가질 테니까, 무슨 상관이겠어. 거짓말 같아? 다 사실이야. 더 재밌는 얘기 해줄까?”
나미코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저었다.
“아아, 아아, 아주 좋아, 계속 고개 흔들어, 이빨 닿지 않게, 이빨 닿으면,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부러뜨려줄 테니까, 이빨쯤이야 맨 손으로 우득, 우득, 우드득이지. 네 년들 장사에는 이빨 없는 편이 더 좋은 거 아냐, 하하하.
여자를 사는 것도 나라를 위한 일, 이라고 노래하면서 우리들 흉내내고 지나가는 짱꼴라 쌍둥이 새끼 잡아서, 늘씬하게 두드려 패준 후에, 밥 지을 때 써먹으려고 행군에 따라붙였지. 사오일 비 맞으면서 행군한 다음, 기분도 풀 겸해서 좀 놀아줬지. 꽁지머리하고 꽁지머리, 두 손하고 두 손을 꼭꼭 묶어서, ‘자, 둘이 같이 가고 싶은 데로 가라!’하고 내걷어찼어, 뒤뚱뒤뚱 달려가는 놈들의 다리에 탕! 탕! 비는 철철 내리는데 쓰러진 한 놈의 몸을 질질 끌면서, 둘이 처벅처벅 도망치는 꼴이 얼마나 우습던지. ‘야, 이 느림보! 한쪽 다리도 맞아야 정신차릴 거야. 빨리 꺼져!’라고 소리치면서 다들 손뼉치고 웃었어, 하 하 하 하, 오오, 나온다, 나와, 나와!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마셔. 내뱉으면 네 년 다리도 쏠 거니까! 탕, 탕, 탕!”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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