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쉬메트는 우크라이나 출신. 부모의 권유로 바이올린을 시작했지만 60년대 우크라이나에서도 붐을 일으켰던 비틀스의 영향으로 기타에 더 몰두했다. “비올라는 기교가 덜 필요하니까, 비올라를 전공하면 기타 칠 시간이 생길 것 아냐.” 친구의 말에 전공을 바꾼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바로크시대 이후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연주법이 거의 동일하지만 튀지 않는 음색 때문에 ‘바이올린의 2부 리그’ 정도로만 치부돼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모스크바 음대 졸업 후 1976년 뮌헨 비올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쉬메트는 뉴욕 카네기 홀 등에서 독주회를 열어 대성공을 거둔 뒤 ‘비올라 독주회’라는 낯선 콘서트 형식을 인기 장르로 끌어올렸다. 오늘날 그는 브람스 모차르트 등의 비올라 작품들을 활발히 소개할 뿐 아니라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브루흐 ‘콜 니드라이’ 등 전통적인 첼로 레퍼토리도 비올라로 연주한다.
지난해 정명훈과 세계적 솔리스트들이 협연한 월드컵 기념 ‘7인 음악회’를 통해 한국 팬들 앞에 처음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무대는 ‘바이올린보다 더 유려하고 첼로보다 더 깊게 울리는’ 그의 연주를 본격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를 모은다. 연주곡은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6번, 파가니니 비올라협주곡 a단조 등. 러시아의 트럼펫 신성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와 트럼펫, 현을 위한 협주곡’을 협연한다. 2만∼8만원. 02-580-1300, 1588-789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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