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아름다운 생명의 그물'…생물멸종 실태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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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생명의 그물/이본 배스킨 지음 이한음 옮김/351쪽 1만3000원 돌베개

‘생물 다양성’이나 ‘종(種) 다양성’이란 개념은 이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오늘날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의 종수는 1300만∼1400만종으로 추정된다. 지금처럼 삼림 파괴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50년 안에 지구 생물종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생물들의 멸종 속도는 화석 기록으로 나타난 것보다 100∼1000배 빠르다.

이 책은 비정부기구(NGO)인 국제과학연맹이사회 산하 환경문제과학위원회(SCOPE)가 1991년부터 3년에 걸쳐 전 세계 산지와 평야, 해양을 찾아다니며 종 다양성에 가해지는 위협요소를 고찰한 연구 결과물이다.

저자는 ‘쐐깃돌’종이라는 개념에 큰 비중을 둔다. 아치의 맨 위에 끼워져 전체 구조를 안정시키는 쐐깃돌처럼, 하나가 멸종할 경우 여러 생물 개체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을 뜻한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의 달팽이, 아프리카 사바나의 코끼리 등이 ‘쐐깃돌’종이다.

이 책은 종 다양성이 사치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1종의 생물을 살릴 것인가, 또는 굶고 있는 사람들을 살릴 것인가라는 식의 ‘선택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저자는 종 다양성이야말로 먼 훗날까지 인류가 영속하는 데 가장 중대한 조건이라고 역설한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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