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전도사인 조성기씨(52)가 한국 교회의 ‘성직자 중심주의’에 대해 도전장을 냈다.
최근 펴낸 ‘성전을 넘어서’(뉴스앤조이)를 통해 그는 성직자에게 독점된 교회 운영과 권리에 대해 사도행전의 말씀을 꼼꼼히 인용하며 비판했다. 이 책은 1999년 한국 교회 십일조의 부당성을 지적한 ‘십일조를 넘어서’(아침마당)의 후속작이다.
그는 ‘십일조…’에서 십일조를 지키지 않을 경우 죄를 짓는 것이라는 한국 교회의 분위기를 비판하며 성경적 근거가 없는 십일조 등 모든 헌금은 ‘감사와 나눔의 연보’(다른 사람을 돕는 헌금)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형 교회 목사는 이 책의 주장을 ‘사탄의 목소리’라고 부를 정도로 파란을 일으켰다.
‘성전…’은 ‘십일조…’보다 비판의 톤이 차분해지긴 했지만 똑같은 문제의식에서 비판의 날을 세운다.
“성만찬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제자들에게 떡을 떼어 주고 포도주를 나눠주며 ‘이게 내 몸과 피’라고 한 것을 재현하는 겁니다. 예수님은 떡과 포도주를 통해 복음을 형상화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교회는 목회자가 떡과 포도주를 축복해야 제대로 된 성만찬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라면 목회자와 평신도란 신분에 상관없이 복음의 부수적 행동인 성만찬을 행할 수 있지요.”
세례도 마찬가지. 사도 바울에게 세례를 베푼 것도 다메섹의 평신도 ‘아나니아’였다는 것. 또 교회 재정과 회계 관리를 목회자가 좌지우지하는 것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도행전 6장 3절엔 재정과 회계관리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7명에게 맡겼다는 구절이 있어요. 초대 교회에서 사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나머지 관리는 평신도에게 맡겼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70여명의 신자와 함께 운영하는 산울교회엔 평신도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하고 다같이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을 읽는 걸로 축도를 대신한다.
그는 이 책이 목회자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평신도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평신도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평신도는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수동적 신앙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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