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롯데役 김소현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7시 25분


권주훈기자
권주훈기자
“연기는 내 안에 있는 배역의 모습을 찾아내는 작업인 것 같아요. ‘그리스’의 샌디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롯데나 모두 저와 비슷한 점이 있어요. 물론 샌디가 훨씬 저와 가깝긴 하지만….”

웃는 얼굴만큼이나 말하는 품도 발랄하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의 ‘무대 밖’ 모습만 보자면 그의 말 대로 ‘그리스’의 천방지축 여고생인 샌디 역이 더 잘 어울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김소현은 17일부터 11월 9일까지 서울 연강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고선웅 작, 정민선 작곡, 조광화 연출)’에서 주인공 롯데로 출연한다. 롯데는 ‘결혼하고 싶은 남자’ 알베르트와 ‘연애하고 싶은 남자’ 베르테르 사이에서 방황하는 귀족 아가씨. 소녀다운 천진난만함과 귀족다운 조신함을 함께 보여주면서, 마음속의 슬픔까지 표현해야 하는 ‘복잡한’ 역할이다.

“슬퍼서 쓰러질 것 같은데 눈물은 한 방울만 흘려야하는 대목을 연습하는 게 얼마나 어렵던지. 연출가 선생님은 늘 ‘네가 다 슬퍼하면 관객은 슬플 여지가 없다’고 조언해 주시는데 그게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2000년 초연 당시 팬클럽이 결성될 정도로 인기를 끈 창작 뮤지컬. 비극적 사랑에 고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문호 괴테의 동명소설을 뮤지컬로 만들었다. 데뷔 작품부터 주인공(2001년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역)을 맡아 화려하게 뮤지컬에 뛰어든 김소현은 이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그리스’ 등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창작 뮤지컬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 역은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에요. 이혜경, 김선경, 추상미씨 등 쟁쟁한 분들이 거쳐 가셨잖아요. 그분들하고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뭐 ‘저만의 롯데’를 보여드리면 되니까요.”

김소현은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말 뿐인 자신감은 아닌 듯 했다. 그는 요즘 매일같이 12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02-3143-7241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