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잡는 女해병 신고합니다”…첫 여성부사관 10명 탄생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9시 09분


해병대 창설 54년 만에 첫 여성 부사관(하사)이 탄생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15일 부대 연병장에서 여부사관 10명을 포함해 283기 부사관 54명에 대한 임관식을 갖고 하사 계급장을 수여했다.

7월 초 입소한 여성 부사관들은 14주간 사격, 상륙침투훈련, 헬기강하 등 남자 후보생들과 똑같은 과정의 고된 훈련을 받고 ‘귀신 잡는 해병’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지애 하사(24)는 1996년 대통령기 전국 사이클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을 정도로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남자 후보생들을 능가하는 훈련 성적을 거뒀다.

이 하사는 “훈련 초기 고강도의 체력단련 과정이 다소 힘들었지만 해병대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견뎠다”면서 “해병대 첫 여부사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모범적인 병영 생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또 맹은영 하사(21)는 해병 2사단에서 주임상사로 근무 중인 부친의 뒤를 이어 해병 부사관으로 임관해 눈길을 끌었다.

맹 하사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해병을 동경했다. 훌륭한 해병 부사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보화, 과학화의 양상으로 변모해 가는 21세기에는 군에서도 섬세하고 치밀한 여성의 역할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여부사관들이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강인한 정신력으로 군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5일 고된 훈련을 마치고 해병대 창설 54년 만에 여성으로선 첫 부사관(하사)에 임관된 10명의 여군이 계급장을 달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해병대교육훈련단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