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뉴욕에서 화가 생활을 시작한 그는 87년 이탈리아로 이주, 현재는 로마 부근 테르니에서 작업하고 있다. 92년 뮌헨 개인전, 94년 더블린 개인전, 97년 말레비치 등 세계적 거장들과 함께 한 아이리시 현대미술관 그룹전 등 유럽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한국에는 그의 작품이 활발히 소개되지 못했다.
그의 작품은 색면(色面) 분할을 기반으로 한다. 캔버스 전면을 기하하적으로 분할한 뒤 깊이 있는 색채들과 명암의 음영을 배치해 공간적이며 조형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그래서 현대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몬드리안이나 러시아 구성주의 작가 말레비치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3차원의 입체공간이 아닌, 회화의 기본 요소로서의 2차원 평면을 강조하며 연출된 색채는 오랜 숙고를 거쳐 나온 정화(淨化)의 결과로 느껴진다. 색의 분할과 대비만으로도 대지의 힘과 깊이, 에너지의 상승과 하강 같은 명상적 분위기가 배어나온다.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 잭슨 폴록의 부인 리 크레스너가 국제적으로 역량 있는 현대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만든 뉴욕의 ‘폴록-크레스너 재단’이 2001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전 세계 유명 추상회화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된 화보집(‘Figure Astratte’)에도 그의 작품이 실렸다. 미국, 독일, 아일랜드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02-732-4677∼8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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