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의 리더였다는 수식어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거예요…. ‘젝스키스’로 유명해진 게 부담스럽죠.”
은지원은 2000년 ‘젝스키스’ 해체 이후 ‘아이돌 스타’에서 ‘힙합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 애를 써왔다. 그 결실의 하나로 9월에 발표한 3집 ‘만취 인 힙합’의 판매는 최근 6만장을 넘어섰다.
은지원은 1994년 미국 하와이에서 3년간 고등학교를 다닐 때 힙합을 처음 접했다. 당시 가수를 꿈꾼 그는 “힙합이야 말로 나의 음악”이라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솔로 1, 2집에서 힙합 느낌을 담았으나 “꼭 남의 노래를 하듯이 어색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3집을 내기 5개월 전 힙합을 배우기 위해 힙합 스타 ‘드렁큰 타이거’를 찾아갔다.
‘드렁큰 타이거’도 처음에는 “겉멋으로 힙합을 하려는 게 아니냐. 게다가 너는 아이돌 스타였기 때문에 음반이 좋게 나와도 욕 먹을 것”이라며 반신반의했다. 은지원은 “‘드렁큰 타이거’가 욕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무리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랩 다시 배우기’. ‘젝스키스’ 시절 빠른 댄스 리듬에 박자만 맞추는 랩에 익숙했던 그는 이번에는 느린 리듬과 어우러지는 랩을 익히기가 쉽지 않았다.
음반의 타이틀곡 ‘만취 in Melody’는 기타와 바이올린의 애절한 반주와 술에 취해 헤어진 애인을 그리워하는 창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얼굴에 사나이’는 고생을 안 하고 자란 자신을 욕해달라는 메시지를 과격하게 표현했다. ‘어기야 디야’는 가야금과 힙합 리듬을 접목시켰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라이브할 때 음악에 스스로 미치라는 거예요. 앞으로도 홀로 무대를 휘어잡아야 하는데 아직 에너지가 부족해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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