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해는 기후가 냉습하므로 호흡기 질환을 많이 앓게 되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기 쉽다’고도 예측했다. 과연 지나고 보니 사스와 같은 무서운 호흡기 질환이 전 세계를 긴장시켰고, 독한 감기를 앓은 사람이 유독 많았다.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심장 질환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한 사람의 숫자도 다른 해에 비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몸이 냉습한 체질은 내년 입춘이 될 때까지는 각별히 심장 질환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필자 주변에서는 심장이 허약했던 지인이 올해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필자가 중국 베이징대에서 연구학자로 지내던 2000년 여름 알게 된 한국인 사업가의 부인 경우다. 30대의 젊은 부인은 가슴은 풍만한 데 비해 엉덩이가 작고 머리카락이 유달리 검고 숱이 많았다.
가슴이 크다는 것은 화 기운에 속하는 심장이 허약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숱이 많고 엉덩이가 늘씬하게 올라붙어 있는 모습은 수(水) 기운에 속하는 신장이 크고 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손, 발 또한 몹시 차가워 전형적인 냉습 체질이었다.
이러한 여성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심장이 허약해 저혈압 증세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자연의 추운 기운을 만나 신체가 더 차가워지면 사망에 이르는 수도 있다.
필자는 그 부인에게 2003년이 되면 화 기운이 허약해지므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심장과 소장의 기능을 단련시킬 수 있는 기공체조, 음식 섭취법 등을 자세히 일러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양학의 기본인 음양오행을 한낱 점술로 취급해 흘려 듣고는 건강을 돌보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올해 음력 6월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선천적으로 심장의 기운이 약한 사람은 이마가 넓으면서 이마 주름이 가는 편이다. 이마가 넓은 노태우 전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반대로 심장 기운이 강한 사람, 즉 심장에 열이 많은 사람은 이마가 좁으며 주름 또한 굵게 진다. 얼굴 색깔도 화 기운으로 불그스레한 빛을 띤다. 바로 ‘재신임 파동’의 주인공인 노무현 대통령이 전형적으로 심장이 강한 이마의 특징을 보여준다.
심장은 오장육부 중 기쁨과 슬픔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심장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은 성격이 대조적이다.
심장 기운이 강한 사람은 불뚝 성질을 자주 낸다. 또 화극금(火克金·불이 금을 녹인다)의 원리에 따라 금 기운이 지배하는 폐장이 약해지기 때문에 가끔씩 센티멘털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반면 심장이 약한 사람은 잘 웃고 잘 우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음양오행학에 따르면 너무 심하게 웃거나 심하게 슬퍼하면 심장이 상한다. 상심(傷心)이나 화병(火病)이라는 말은 모두 심장과 관련이 있다. 피를 만들어내는 심장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 피를 많이 만들다가 적게 만들다가 하며 불규칙해지며 피가 탁해질 수가 있다.
또 건강해지려면 웃으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마음을 즐겁게 가지라는 뜻이지 마음과 상관없이 크게 웃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올해처럼 냉한 해에는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인삼, 더덕, 도라지, 냉이, 쑥, 쑥갓, 취나물, 해바라기씨, 솔잎, 붉은 포도주, 양고기, 메뚜기 등이 있다. 심장이 너무 강한 사람은 맵고 짠 맛에 속하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
정경대 한국의명연구원 원장 세명대 한의과 겸임교수 www.imf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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